時事論壇/中國消息

시진핑의 중국이 걷는 길

바람아님 2015. 12. 6. 00:56

[J플러스] 입력 2015.11.30 



제1화 길을 떠나며… 100리를 가려는 자는 90리가 반이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천하가 태평하지 못하다(天下不太平)’는 말을 즐겨 쓰곤 한다. 1998년 3월 중국 총리에 오른 주룽지(朱鎔基)가 베이징(北京)의 인민대회당에서 이 말을 마치 한숨처럼 토해내던 걸 들은 게 엊그제 같다.

한데 그로부터 무려 17년이 지난 2015년 9월, 전승절(戰勝節)이라 일컬어지는 중국인민항일전쟁 승리 및 반(反)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 행사에서 중국의 5세대 리더 시진핑(習近平)이 “세계는 여전히 매우 태평하지 못하다(世界仍?不太平)”고 말하는 걸 들으니 감회가 새롭기 그지 없다.

천하가 어찌 태평할 수 있을까. 세상은 늘 변한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오늘은 또 내일과 다르다. 올해 핀 꽃은 지난해 핀 꽃과 같지 않으며 내년에 필 꽃 또한 올해의 그 꽃은 아니리라.

살아 있는 생명체 모두가 분주히 활동하며 이 세상을 살아 움직이게 하고 있으니 세상은 변화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변화라는 것 자체가 불안정을 뜻하는 것일지니 천하가 어찌 태평할 수 있을까. 그저 사람들의 허망한 바람일 뿐일 것이다.

21세기 들어 세상의 변화 중심에는 중국이란 나라가 놓여 있다.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이면서도 한때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해 세계의 중심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100년의 치욕(百年恥辱)’을 겪었네 어쩌네 하는 중국이 다시 제 자리를 되찾기 위해 바삐 움직이면서 일고 있는 변화다.

그리고 현재 그 중국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핵심 인물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자 중국 공산당 총서기이며 또한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기도 하다. 시진핑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중국을 어디로 이끌어 가려 하는 것일까.

시진핑이 제시하고 있는 중국꿈(中國夢 China Dream)은 무언가. 중국꿈이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그가 택하고 있는 전략은 또 무언가. 시진핑의 중국이 숨가쁘게 창출해 내고 있는 새로운 질서 속에서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 그리고 그런 시대를 사는 우리는 무엇을 또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중국에 ‘100리를 가려는 자는 90리가 반이다(行百里者半九十)’라는 말이 있다. 100리가 골인 지점인데 90리를 왔어도 절반 정도 온 것으로 여기라는 이야기다. 남은 10리를 가기 위해선 더 신중하고 진지하게 노력을 기울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에 대한 이해가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잘 알 것 같으면서도 쉽사리 잡히지 않은 게 중국의 모습이다. 바로 그런 마음으로 ‘시진핑의 중국이 걷는 길’에 대한 나름대로의 탐색 여정을 떠나고자 한다.

유상철 중앙일보 중국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