消息/親舊消息

[강화 고려산] - 산을 찾은 네男子

바람아님 2013. 11. 8. 23:25

 

 

 

 [강화 고려산] - 산을 찾은 네男子

 

 

며칠전 지난주말 새며느리를 맞은 규탁친구로 부터 전화가 왔다. "축하 해주어 고맙다"고 하면서,
산행한지도 오래 됐으니 단양과 분당사는 심선생을 불러 문수산 (376m) 단풍산행이나 가자한다.
그러고 보니 지난 봄에 그것도 규탁이가 제안해서 셋이 산행하고 그 후로는 이렇다 하는 산행을

같이 한 일이 없었다.

 

지도를 펴놓고 만날 장소를 클릭해 보니 약 1시간쯤 소요되는 걸로 나온다. 그래서 아침일찍부터

랴부랴 준비를 하고 뻐스에 올랐다 약속장소까지 한번에 가는 차편이 없어 서부 트럭터미널에서

한번 갈아 타야 한다. 터미널에 내려 갈아탈 뻐스를 기다리는데 30분이 지나도록 뻐스가 안나온다.
그래서 유리벽에 붙어있는 노선표를 보니 내가 기다리는 뻐스노선이 않보인다.얼른 터미널 관계자에게

가서 물어 보니 내가 탈 뻐스는 이곳에서 타는게 아니고 뒷문쪽에서 탄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뻐스를

탓는데 아무래도 5~10분은 늦게 약속장소에 도착할듯 싶어 기다리고 있을 친구들에게 좀 늦는다고

연락을 해주고 그렇게 약속장소인 신목동역에 도착해 보니 모두다 제시간에 온듯 차안에 앉아

기다리고 있어 다소 미안해 심선생과 인사를 나누는데, 아니 옷이 정장 차림이다.

 

웃음이 나와 "아니 너는 왜 정장이냐?" 하니까 단양이 잽싸게 받아 친다.
화성인과 외계인이 대화가 통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란다.그말을 듣고 우리는 웃음 바다가 되고 늘

그랬듯이 동문서답 놀이가 시작 되었다.


일은 이렇게 된 것이다.
얼마전 YS 라는 친구가 병원 신세를 진 일이 있다. 그런 사실을 미쳐 알지 못했던 심선생은 규탁이와

통화 하면서 YS 얘기와 산행얘기가 짬뽕이 되어 오늘 가는게 산으로 YS 문병가는걸로 알았다 한다.
이 외계인은 왜 문병가는걸로 판단했느냐 하면 심선생 친척중에 병원 수술하고 곧바로 요양원으로 들어가

요양중인 사람이 있어 YS도 수술 했으니 산중 요양시설에 가서 요양중일거라 판단 하고 오늘 산행이

그 요양시설에 가는 산행으로 판단 했다 한다.  이쯤되면 화성과 명왕성쯤 되는 외계인들이다.

 

이런 저런 잡담을 하다 보니 어느새 용화사앞 운양삼거리다.이때 단양이 코스를 고려산(436m)으로

변경 하자고 한다. 사실 나도 문수산 보다는 고려산을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껌딱지처럼 붙어 가는데

변경하자고 할 수도 없고해서 입을 다물고 있었는데 단양이 먼저 제안을 한다.

이것만 봐도 우리는 외계인임에 틀림없다. 말안했는데도 내마음을 읽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만 운전하는 규탁이가 우리가 짜고 그런다고 느낄까봐 목소리를 낮게 깔고

"그러지 뭐",하고 속으로 웃었다.


애기봉을 돌아서니 문수산이 우뚝솟아 이쪽으로 오라하고 부르는것 같았지만 규탁이는 차를 그대로 몰아

강화대교를 건넜다. 아! 얼마만인가? 주말이면 내가지로 밤낚시하러 다니고 퇴직후에는 할일없어

이곳 찬우물까지와서 물을 떠 날랐는데 마지막물을 뜨러 갔던게 벌써 10여년전일이다.
강화는 그때나 별반 달라진게 없이 조용하고 가로수로 심어 놓은 은행나무 단풍이 장관이다.

아니 조금더 눈을 올리면 온산이 모두 단풍에 물들어 그야말로 울긋불긋 꽃대궐이다.


白蓮寺 오르는길로 들어서니 역광으로 빗어내는 단풍의 아름다움이 눈을 어지럽힌다. 이런길은 걸어서

올라가야 제맛인데 정장차림의 심선생을 위해서 그냥 차로 白蓮寺까지 가기로 했다. 오후늦게 약속이 있다며

서둘던 규탁이도 차를 천천히 몰아 늦은 추경을 감상하게 해준다. 살며시 창을 내려 보았다. 아!계곡의 촉촉한

공기에 섞여 짙은 나뭇잎 냄새가 도시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가져다 준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려다 보니 정상이 코앞이다.그런데 규탁이가 능선을 타고 오르자고 한다 白蓮寺 뒤로

오르면 평탄한길로 금방 오를수 있는데 능선을 타야 경치가 좋다한다. 이곳이 초행이다 보니 그냥 따라

나섰는데  역시 산은 산이다. 오늘이 금년들어 가장 추운 날씨이며 바람이 세차게 불어 체감온도는 10도 이하라고

호들갑을 떠는 TV 바람에 나는 오늘 내복까지 꺼내입고 혹시 몰라 안면 마스크에 장갑까지 준비해 왔다.
산등성이 하나를 타고 20여분 오르니 땀이 비오듯한다. 바람 한점없는 쾌청한 날씨다. 연신 땀을 흠치다 도저히

견딜수 없어 겉옷을  벗고 물을 반통이나 들이 마셨다. 등성이에서 바라보는 탁트인 전망이 예술이다.

나는 열심히 카메라에 담느라 항상 뒤쳐지니까 내건강을 걱정한 단양이 몇번이고 서서 기다려준다.


그렇게 제1전망대에 올라서니 앞에 장관이 펼쳐져있다.파란하늘과 파란바다. 이제막 가을걷이가 끝난 논에

하얗게 말아논 짚사료가 저아래 그림처럼 펼쳐 있고 바로 앞에는 진달래 군락지가 골과 산등성을 메우고 있다.
지금은 잎마저 다떨군 나목이지만 연분홍 진달래가 산골짜기를 휘덮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한발먼저 정상에 오른 친구들을 보니 하늘에 떠있는듯이 보인다. 그와 더부러 내손가락은 셧터위에서 춤을춘다.
기사의 재촉으로 우린다시 하산길에들고 풍물시장에서 밴댕이회와 막걸리로 배를 채웠다.
그렇게 오늘의 산행을 마치고 집에들어와 우선 사진부터 컴에 올려 보고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일이지
모든 사진이 과노출이다. 과노출이 되다보니 모든 윤곽이 다뭉개졌다.아뿔사 어제 오후에 석양칼라를 시험해

본다고 WB를 이리저리 돌리며 사진을 찍다가 커스텀위치에 놓고 있었다.이위치는 자동도 수동도 아닌 WB를 위한

값을 측정하는 위치다. 그러다 보니 어정쩡한 상태가 되어 WB 값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할수 없이 그나마 상태가 좀 나은듯한걸 골라 수정하여 올렸다.

사진이야 버렸지만 오늘은 참 기분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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