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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포엔 화학탄, KN-23엔 핵탄두 가능···한국 정조준한 북한

바람아님 2019. 11. 30. 08:53

[중앙일보] 2019.11.29 15:56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관영매체들이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는 가운데 지난 28일 초대형 방사포의 연발 시험사격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이동형 발사대(TEL)에서 초대형 방사포가 나가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의 이동형 발사대(TEL)에서 초대형 방사포가 나가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이날 북한이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 사진에는 이전 발사 때와 같은 차륜형 이동식발사대(TEL)에 발사관 4개가 보였다. 북한은 특이하게도 올해 4차례 초대형 방사포 발사 중 처음으로 이번을 ‘련(연)발 시험사격’으로 규정했다. 방사포의 핵심 기능인 '연속발사 능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이번 시험 사격은 8월 24일, 9월 10일, 10월 31일에 이은 네 번째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의 연속발사 간격을 보면 1차 17분, 2차 19분, 3차 3분이었는데 이번에는 30초로 줄였다.
 
또  “김 위원장이 시험사격 결과에 대하여 대만족을 표시했다”며 “초대형 방사포의 군사기술적 우월성과 믿음성이 확고히 보장된다는 것을 확증했다”고 북한 관영매체들이 전했다. 곧 실전배치를 앞뒀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와 더불어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리는 단거리 탄도 미사일인 KN-23으로 한국을 상대로 언제라도 ‘양수겸장’을 부를 능력을 갖추게 된다. 핵무기를 다루는 북한 전략군 소속인 KN-23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또 한국의 대부분 지역이 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 안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유사시 한국의 중요 전략적 목표를 핵공격할 때 KN-23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N-23보다 위력과 정밀도는 떨어지지만, 값이 싼 초대형 방사포는 충청권까지의 주요 군사 시설을 타격하는 무기다. 북한은 초대형 방사포에 화학탄 탄두를 달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가운데) 뒷짐을 지고 웃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국무위원장(가운데) 뒷짐을 지고 웃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김 위원장은 주변의 군 관계자들이 박수를 치는 가운데 뒷짐을 지고 웃고 있다. 그가 발사장에 등장한 모습이 북한 관영매체들에 공개된 것은 지난 9월 10일 이후 두 달 만이다. 김 위원장은 비교적 담담한 모습이었다. 주변의 관계자를 얼싸안거나, 담배를 나눠 피는 모습은 없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관영매체들이 김 위원장이 발언을 직접 인용하지 않았다”며 “엄중한 상황에서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고, 신중함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강하게 요구하지만 절제된 형태로 전달하겠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