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폭파된 후 50년만에 축구장 39개 크기로 커져
한강 개발과정에서 폭파돼 자취를 감췄던 밤섬이 퇴적작용으로 반세기만에 원래 크기의 6배로 커졌다.
서울시는 지난해 최신 위성항법장치(GPS) 기술로 측정한 한강 밤섬의 면적이 27만9천531㎡(외곽길이 2천895m)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지난 1966년 항공사진으로 처음 측정한 밤섬 면적 4만5천684㎡의 약 6배이고 축구장 39개 면적에 해당한다.
밤섬이 연평균 4천400㎡씩 넓어진 셈이다.
밤섬은 1960년대까지 무인도가 아니라 78가구 443명이 거주하던 유인도였다.
- 한강 밤섬 반세기만에 면적 6배 증가,1950년대 중반 제작된 서울 여의도 일대 지형도. 2014.1.20 << 서울시 >>
서울시에 따르면 밤섬은 조선왕조가 서울을 도읍지로 정하고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는 역사적 기록이 전해 온다. 18세기 중엽에 제작된 '경강부임도'는 여의도와 밤섬을 분리해 표시해 놓았다.
1968년 2월 당시 정부는 여의도 개발계획과 한강 흐름 개선을 이유로 밤섬을 폭파하고 그때 나온 돌과 자갈은 윤중제(여의도를 둘러싸는 제방) 건설에 썼다.
이 당시 4만6천㎡ 크기의 밤섬은 1968년 폭파돼 수면 아래로 사라졌으나 1980년대부터 다시 섬의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밤섬의 면적은 1987년에 16만8천656㎡로 폭파 전의 4배로 커졌고 지금까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섬으로서 형태를 잃었던 밤섬이 약 50년 만에 6배로 커진 것은 퇴적작용으로 토사가 쌓이고 숲이 우거졌기 때문이다.
- 한강 밤섬 반세기만에 면적 6배 증가, 밤섬의 모습을 항공촬영한 것으로 위는 1966년, 아래는 2012년 모습. 2014.1.20 << 서울시 >>
면적 확대는 주로 폭파 전 밤섬이 있던 아랫 밤섬 부분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늘어난 면적과 일부 빠진 부분을 반영해 지적공부를 정비해달라고 담당 영등포·마포구청에 요청했다.
시는 새 측량 결과에 따라 밤섬 생태경관보전지역 고시도 개정할 예정이다.
시에 따르면 밤섬에는 현재 식물 138종과 조류 49종이 산다.
앞서 지난 2012년 밤섬은 물새 서식지로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습지로 지정됐다.
서울시는 도시 속 자연공간인 밤섬의 특징과 독특한 역사를 이야기로 구성해 밤섬의 가치를 알리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