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4. 5. 6. 05:01
중국 상하이에서 회계사로 일하는 매기 쉬(29)는 매일 점심을 인근 국영 식당에서 해결한다. 10~15위안(약 1800~2800원)만 주면 큰 접시에 요기할 만한 음식이 한 가득 담아져 나온다. 국가 지원을 받는 국영 식당 주 이용객은 주로 노인들이었지만, 최근엔 쉬와 같은 젊은 고소득 직장인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라도 돈을 더 아끼고 저축해야만 안전하다 느낀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위기와 높은 청년 실업률 등으로 중국 경제가 심각한 부진을 겪으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의식주 전반에 걸쳐 '초저가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 저가 메뉴에 무제한 리필이 되는 국가 지원 국영 식당에 소비가 집중되고 있고, 가장 적은 돈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거지 밥상'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올 초부터 이어온 이 같은 초저가 소비 열풍은 지속해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압박하는 상수가 되고 있다.
NYT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은 특히 중국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중국의 Z세대(1995년~2009년 출생)가 자국 경제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며 '초저가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뱌오샹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 중국학 연구위원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초저가 소비를 "단순히 반(反) 소비 흐름으로 해석하면 안된다"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환멸이 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도 문제다. 중국의 내수 소비가 부진해 재고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자국 제품을 헐값에 해외로 내다 팔고 있다. 값이 싸지면 표면적으로 소비자가 이로워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산업 자체를 망가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헐값의 중국 상품을 수입하게 된 나라들이 자국 내 물가 하락으로 경기 회복이 더뎌지는 디플레이션을 덩달아 겪게 될 우려도 있다.
https://v.daum.net/v/20240506050103322
'거지 밥상' 먹으려고 장사진…中 청춘들의 짠한 짠테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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