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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읽는 한시 - 자식 교육(訓蒙)

바람아님 2014. 7. 14. 09:09

(출처-조선일보 2014.07.14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訓蒙                                  자식 교육

多敎等揠苗(다교등알묘)             많이 가르치는 것은 싹을 뽑아 북돋움과 매한가지
大讚勝撻楚(대찬승달초)             큰 칭찬이 회초리보다 오히려 낫네.
莫謂渠愚迷(막위거우미)             자식한테 우매하다 말하지 말고
不如我顔好(불여아안호)             차라리 좋은 낯빛을 보이게나.

[가슴으로 읽는 한시] 자식 교육
/유재일
자식 교육에는 장사가 없다. 
조선 유학의 큰 스승 퇴계 이황(李滉·1501~ 1570) 선생이 지었다고 전해지는 시만 봐도 알 수 있다. 
부모들은 자식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려 들고, 공부 안 한다고 회초리로 때리기도 하며, 
생각대로 안 되면 바보니 멍청이니 자식을 혼내려 든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퇴계는 다 소용없는 짓이라고 못을 박는다. 
많이 가르치려는 것은 곡식을 빨리 자라게 하려고 싹을 쑥 뽑아 올리는 것과 같아, 그냥 놔두면 잘 자랄 가능성을 없앤다. 
회초리보다는 크게 칭찬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다. 
최악은 자식에게 분노하여 바보 천치라고 욕하는 일이다. 
차라리 따뜻한 표정으로 대하라! 
기다리면 잘할 때도 오고, 적어도 기를 꺾어 공부를 증오하도록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자식 교육을 놓고 부모가 범하기 쉬운 맹점을 잘도 짚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