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09.22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이철원 |
逍遙 石田種麥秋無雨(석전종맥추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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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병 잡은 채로 서성대는 세월 속에 |
취송(醉松) 이희사(李羲師·1728~ 1811)가 마음속 갈등을 드러냈다.
여기도 저기도 굳게 발붙이지 못한 채 서성대는 인생에 대한 갈등이다.
강 언덕 초가집에 살고는 있으나 방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주 술에 기댄다.
농부라 하자니 농사일은 서툴고, 선비라 하자니 그 노릇도 만만치 않다.
드높은 꿈과 하찮은 생계 사이에 서성대며 가을날 이 밤 실의에 젖는다.
거문고로 절실한 속내를 펼쳐 위로라도 받고 싶지만 누가 들어줄까?
넋두리인 듯 물소리만이 빈산을 가득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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