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그때그일그사람 1793

[시론] 누가 유엔사 존재를 부정하고 왜곡하나

중앙일보  2024. 7. 25. 00:26 유엔사는 한반도 안보의 중요 축 북한 동조세력, 유엔사 지위 왜곡 유사시 더 빛날 유엔사 가치·역할 오는 27일은 1950년 북한의 침략으로 시작된 6·25전쟁의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71주년이 되는 날이다. 1953년 시작된 정전체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대한민국 국민은 유엔사령부(UNC)가 북한의 침략을 격퇴하고 오늘날까지 한반도 안보의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에 무관심하다. 유엔사는 정전 상황 관리를 통해 한반도에서 전쟁을 예방하면서 유사시 기존 17개 유엔 참전국의 전력을 제공해 전쟁 지속 능력을 키워주게 된다. 그런데도 이맘때만 되면 정전협정 체결일을 이른바 ‘전승 기념일’로 선전하는 북한 정권에 동조하듯 유엔사 지위를 부정하는 세력이 ..

“나는 스파이도 애국자도 아닌 자유인”…수미 테리 사건에 재조명된 로버트 김

세계일보  2024. 7. 20. 22:25 로버트 김, 기밀 유출로 9년형 애국심에서 시작된 정보 제공 미 해군 정보국(ONI)의 컴퓨터 분석관으로 일하던 한국계 미국인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84)은 1996년 주미대사관에 파견된 국방무관 백동일 당시 대령에게 북한의 강릉 무장공비 침투 사건 당시 북한 잠수함의 동향 등의 군사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돼 9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7년6개월을 복역, 이후에도 가택연금과 보호관찰을 거친 비운의 사나이다. 김씨는 1940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 경기고와 한양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의 퍼듀대에서 산업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에 입사했다. 이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1978년부터 ..

[특파원 리포트] ‘도쿄의 巨商’ 서갑호

조선일보  2024. 7. 20. 00:06 일본 도쿄의 최고 부촌으로 꼽히는 미나토구(港區) 아자부(麻布)는 외교 1번가다. 프랑스·독일·이탈리아·중국·러시아의 주일 대사관이 있다. 아자부의 바로 옆인 아카사카에는 미국·캐나다 대사관이 있다. 19세기와 20세기 초, 아시아에 진입한 세계 열강은 지도(地圖)를 도쿄 아자부 위에 그렸다. 본래 아자부는 막부 시대엔 지방 영주 다이묘들이 별저를 뒀던 곳이다. 메이지 정권이 다이묘를 없애자, 서구 열강에겐 ‘경비에 유리하고 넓은 대지의 다이묘 별저’가 최고 입지였던 것이다. ‘어떻게?’의 해답은 지난 12일 열린 ‘한국 대사관저의 이례적인 현판식’이다. 관저에 ‘동명재(東鳴齋)’란 이름을 붙였다. 동명은 고(故) 서갑호(일본명 사카모토 에이이치) 사카모토방직..

남편 따라 항일운동 투신한 중국인… ‘한국인’ 이숙진으로 잠들다 [대한외국인]

서울신문  2024. 7. 19. 05:02 임시정부서 활약한 리수전 광복군 창설 앞장선 조성환과 결혼 中 현지서 임정요인 돕는 핵심 역할 해방 후 국내선 분단·전쟁 홀로 겪어 사후 60년… 외국인 첫 효창공원 안장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서 도봉산 중턱으로 산길을 올라가면 혜화동성당에서 신자들을 위해 조성한 방학동 묘원이 나온다. 몇 번이고 헤매다 오솔길을 따라가다 보면 주의 깊게 봐야 눈에 들어오는 조그만 무덤이 있다. 지난 4월 묘원에서 만난 조주현(70)씨는 할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마음에 걸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할머니 이름은 이숙진. 리수전(李淑珍)이라는 중국인으로 1900년 베이징에서 태어나 독립운동가로 한국광복군 창설에 크게 기여한 청사 조성환(1875~1948) 선생과 결혼했다. 조성환..

[단독] 해리슨, 랜들, 켄들, 샬레… ‘대한외국인’을 아십니까[대한외국인]

서울신문  2024. 7. 17. 05:01 창간 120주년 서울신문·국가보훈부 공동 기획 美서 한국인 신분 등록 힘 보태고 3·1운동 日만행 국제사회에 알려 독립운동가 발굴 자료서 첫 확인 새로 찾은 2980명 중 8.8% 외국인 “미국 법무부 외국인등록 부장인 얼 해리슨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8월 재미 한인 독립운동단체는 활동보고를 통해 한 미국인에게 감사 편지 보내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해리슨 부장의 노력으로 규정이 바뀌면서 더이상 미국 내 외국인 등록 때 일본 국적을 쓸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름조차 생소한 이 미국인의 존재가 16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한국독립운동사 발굴자료를 통해 최초로 드러났다. 국가보훈부와 독립기념관은 201..

[특파원 리포트] 배넌·김어준이 불지피는 극단 정치

조선일보  2024. 7. 15. 00:05 대선 승리 기대감에 부푼 미 공화당 인사들이 요즘 자주 꺼내는 이야기다. “선거 이후 당 모습을 예측하려면 스티브 배넌을 다시 주목하라.” 한때 트럼프의 오른팔, 책사(策士)로 불렸던 인물이다. 미 주류 언론들은 그를 트럼프 1기 이후 ‘끈 떨어진’ 인물로 여긴다. 그러나 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선거가 다가올수록 그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 뒤로 그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워룸(war room)’을 자주 듣고 있다. “정말 한심합니다.” 최근 방송에서 배넌이 게스트로 나온 공화당 한 의원에게 이렇게 꾸짖었다. 당장 바이든을 탄핵하고 아들은 감옥에 보내야 하는데 왜 손놓고 있느냐는 훈계가 한참 이어졌다. 누가 의원인지 방송 진행자인지 헷갈린다. ‘매..

[사설] 빨치산을 양민 희생자로 둔갑 시킨 과거사위

조선일보  2024. 7. 13. 00:25 노무현 정부 때 출범한 1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2005~2010년)가 6·25 전후 국군과 싸운 ‘빨치산’(조선인민유격대) 대원 8명을 ‘민간인 학살 피해자’라고 판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북한의 지시를 받아 지리산 등지에서 무장 활동을 하며 경찰서 습격,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는데 거꾸로 우리 군경에 의해 학살된 민간인 희생자로 둔갑시킨 것이다. 과거사위는 유족 등의 일방적 진술만을 토대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 당시 이들의 빨치산 활동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전남유격투쟁사’ 등 기본적 사료 검증도 하지 않았다. 위원회는 1950년 전북 고창에서 국군이 민간인 273명을 집단 학살했다고 했는데, 이후 조사에서 상당수는 빨치산 소행이었던 것으..

[경제포커스] 리콴유가 세상 떠나기 전 남긴 ‘한국 걱정’

조선일보  2024. 7. 11. 00:08 한 나라의 체력이자 기반… 인재·인력·인구 모두 흔들려 셋은 같은 듯하지만 다른 문제… 각각의 해법, 제대로 찾고 있나 리콴유는 거인이란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2015년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2년 전 그가 남긴 저서가 있다. ‘리콴유의 눈으로 본 세계’(One man’s View of the world). 아시아적 유교사상과 미국적 자본주의를 동시에 신봉했던 그만의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쓴 책이다. 50년 넘게 글로벌 최고 리더들과 교유한 그는 한국은 물론 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 동남아시아, 인도, 중동 등이 직면한 주요 이슈들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담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통찰력은 각 나라를 분석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쓴 ‘인구’와 ‘인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