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0.02.11 이지훈 세종대 교수)
스티브 앤더슨 '베이조스 레터'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매년 투자자들에게 쓰는 편지는
'투자의 성배'라 일컬어질 만큼 널리 읽힌다.
그 못지않게 많이 읽히는 것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의 편지다.
경영 컨설턴트 스티브 앤더슨이 쓴 '베이조스 레터'는 1978년부터 2018년까지 21통의
베이조스 레터를 분석해 14가지의 경영 원칙을 도출해 냈다.
첫 번째 원칙 '성공적인 실패를 장려하라'가 가장 재밌었다.
실패가 성공이 될 수 있는 역설은, 실패에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가장 큰 실패 중 하나는 지숍(zShop)이다.
다른 판매자들에게 아마존의 상점에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 플랫폼은 기존 아마존과 분리돼 있어 이용하려면 추가 단계를 거쳐야 했고, 수수료도 더 내야 해
고객 반응이 저조했다. 그러나 지숍의 실패 뒤에도 제3의 판매자가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는 살아남아 '아마존 마켓플레이스'라는 이름으로 부활해 수십억달러의 수수료 수익을 냈다.
2018년 전 세계 아마존에서 판매된 제품의 58%가 제3 판매자의 것일 만큼 급성장했다.
스마트폰 파이어폰 역시 아마존에 1억7800만달러의 손실을 안겨준 쓰라린 실패였다.
그러나 파이어폰을 만든 팀은 파이어폰의 실패에서 배운 것을
스마트 스피커인 에코와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에 집어넣어 결국 수십억달러의 수익을 이끌어냈다.
저자는 베이조스가 '위험에 대한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보통 사람과 크게 다르다고 말한다.
회사가 커질수록 위험에 대해 소극적이 되기 쉽다. 그러나 베이조스는 2018년 주주 편지에 이렇게 썼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모든 것이 확장되어야 한다. 실패한 실험의 규모도 마찬가지다.
실패의 규모가 커지지 않는다면 비즈니스를 혁신할 중요한 발명은 불가능하다."
베이조스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는 "직원들이 대담해지도록 격려하는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
아마존은 이를 위해 예산에 '실패' 항목을 배정함으로써 실패가 예견되는 일에도 자원을 배분할 수 있는 유연성을 발휘한다.
그러나 아마존은 위험을 줄이는 다양한 방식을 갖고 있다.
'큰 아이디어를 작은 베팅으로 시작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무료 배송을 시작할 때 아마존은 25달러 이상 주문에 대해
무료 수퍼 세이브 배송을 실험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 실험이 성공하자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더 큰 베팅을 했다.
아마존 프라임이 더 많은 성과를 낼수록 아마존은 더 많은 투자를 해서 스트리밍 비디오와 다른 서비스들을 추가했고,
가입비를 인상했다.
버핏의 편지에서 주로 '가치'를 읽는다면, 베이조스의 편지에선 '미래'와 '성장'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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