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自然과 動.植物 825

[수요동물원]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박쥐는 그저 억울할 뿐

조선일보 2025. 4. 23. 00:01 4월 17일은 박쥐의 고마움 알자는 ‘세계 박쥐의 날’ 덩치 크고 살벌하게 생긴 큰박쥐는 초식 아담한 크기 작은 박쥐는 육식성의 묘한 균형 선거 등 커다란 정치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소환되는 동물 두 녀석이 있어요. 하이에나와 박쥐입니다. 하이에나는 썩은 짐승 사체만 탐닉하는 비열하고 음흉한 동물로 정적에 빗대 공격하는 소재로 활용됩니다. 젖먹이 짐승인데도 날개로 훨훨 날아다니는 박쥐는 짐승도 새도 아닌 회색분자로 지목돼 상대방을 기회주의자로 능멸할 때 동원됩니다. 왜곡과 편견이 낳은 서사입니다. 하이에나는 썩은 고기못지 않게 피가 철철 넘치는 생고기도 탐닉합니다. 치타는 한 방에 날려버리고 표범과 사바나 넘버 투를 다툴 정도의 맹수입니다. 박쥐는 더 억울해요..

슬픈 사연 전해오는 팥꽃나무의 반전 [김민철의 꽃이야기]

조선일보 2025. 4. 15. 00:06 요즘 서울 도심에서 부쩍 늘어난 꽃나무가 있습니다. 바로 팥꽃나무인데 서울숲, 경의선숲길, 인왕산 주변 화단 등 곳곳에서 홍자색 꽃이 핀 팥꽃나무 무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마침 요즘이 꽃의 절정, 제일 아름다울 때입니다. 팥꽃나무는 다 자라도 높이가 1미터 정도인 작은 나무입니다. 자그마한 꽃이 3∼7개씩 모여 피는데, 작은 나팔 모양의 꽃은 끝이 4개로 갈라져 있습니다. 이런 작은 꽃들이 가지를 감싸듯 피고 이런 가지들이 모여 홍자색 장관을 연출합니다. 꽃자루 겉면엔 털이 밀생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라일락 비슷하게도 보입니다. 라일락은 꽃이 필 때 잎도 나오지만 팥꽃나무는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피는 점이 다릅니다. 이 나무를 소개하는 ..

목련 풍선 불어보세요 [김민철의 꽃이야기]

조선일보  2025. 4. 1. 00:01 바야흐로 목련의 계절이다. 서울 도심에도 곳곳에서 하얀 목련이 하늘거리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담장 위를 하얗게 뒤덮는 목련이 피어야 진짜 봄이 온 것을 실감한다는 사람이 많다. 윤성희 소설집 『날마다 만우절』에 있는 단편 ‘여섯 번의 깁스’를 읽다가 ‘목련 풍선’을 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꽃에 관심을 가진 지 20년이 넘었지만 목련 꽃잎으로 풍선을 불 수 있다는 것은 이 소설을 보고 처음 알았다..... 지난 주말 활짝 핀 목련꽃 아래에서 시도해보니 진짜 목련 꽃잎이 풍선처럼 부풀었다. 목련(木蓮)이라는 이름은 연꽃 같은 꽃이 피는 나무라고 붙인 것이다. 우리가 도시 공원이나 화단에서 흔히 보는 목련의 정식 이름은 백목련이다. 백목련은 오래전부터 이 땅..

[르포 대한민국] 일본 20%도 못 미친 林道·진화대원 평균 61세… 산불 위험은 계속된다

조선일보  2025. 3. 30. 23:58  수정 2025.03.31. 00:03 불에 잘 타는 소나무가 산림의 27%, 낙엽 건조 현상은 뚜렷해져 화재 진압용 임도 태부족하고 고령화로 진화대원들은 이미 60대 국토 녹화 기적 이후엔 무관심… 미래 내다보는 산림 계획 절실하다 경북 지역 산불이 4만5157헥타르(ha)의 면적을 태우고 6일 만에 진화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이었다. 수십 명이 숨졌고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매년 대형 산불이 반복되면서 백두대간 주변과 동해안 지역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피해 면적 100ha 이상, 산불 지속 시간 24시간 이상일 경우 대형 산불로 분류한다. 이런 대형 산불은 2017년부터는 2024년만 제외하고 매해 발생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산불사태' 인명피해 75명으로 늘어…산청 진화율 99%(종합3보)

연합뉴스  2025. 3. 29. 22:12 산림 4만8천㏊ 피해 영향…여의도 면적 166배 주택·농업시설 등 4천800곳 피해…미귀가 이재민 6천800명 최악의 '산불 사태'로 인한 인명피해가 75명으로 늘어났다.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오후 8시 기준 사망자는 30명, 중상 9명, 경상 36명 등 모두 75명이 산불 사태로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산불 피해가 극심한 경북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경북 5개 시·군에서 사망 26명, 중상 4명, 경상 29명 등 59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경남은 산청·하동에서 사망 4명, 중상 5명, 경상 5명 등 1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울산 울주에서는 2명이 경상을 입었다. 경북 산불은 전날인 28일 일주일 만에 모두 진화됐으나 밤..

[사설] 초대형 재난 된 산불, 대응 체계 전면 변화를

조선일보  2025. 3. 28. 00:25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지금까지 28명이 숨졌다. 이재민은 3만7000여 명에 달한다. 피해 산림 면적도 3만6000ha로 역대 최악이었던 2000년 동해안 산불 피해 면적(2만3794ha)을 훌쩍 넘어섰다. 산청 산불은 지리산국립공원 경계를 넘었고, 의성 산불은 27일 안동 시내 2km 부근까지 번지기도 했다. 초대형 국가 재난이다. 입산객 실화로 시작된 의성 산불이 안동·영양·청송·영덕 등 경북 북동부권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진 데는 건조한 날씨와 강풍 탓이 크다. 의성 산불 확산 속도는 시간당 8.2km로 역대 최고 속도라고 한다. 2019년 강원 속초·고성 지역 산불 확산 속도가 시간당 5.2km로 이제껏 가장 빨랐..

남들 구하러 간 사이, 정작 부모는 불길에... 고개 떨군 아들

조선일보  2025. 3. 26. 23:02  수정  2025.03.27. 00:43 산불 희생자들 안타까운 사연 예순 살 아들은 목 놓아 울지도 못했다. 26일 오후 경북 영덕군 영덕전문장례식장에 차린 이모(89)씨와 권모(86)씨 부부 빈소에서 만난 아들 이모(60)씨는 “불이 나서 남들 구하러 갔다가 정작 내 부모는 챙기지 못했다”며 뒤돌아 눈물을 훔쳤다. 농사를 짓던 이씨 부부는 전날 오후 10시 대피령을 듣고 산불을 피하다가 화마(火魔)를 이기지 못했다. 아들 이씨는 전날 오후 6시 재난 문자를 받고 곧바로 영덕군민운동장으로 달려가 대피 차량들을 안내했다. 화물차 운전자인 그는 수년째 지역에서 교통 안내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의성에서 넘어온 불길이 영덕읍으로 번지자 ‘부모님이 잘 계실까’ 하..

의성 산불, 방어선 뚫고 안동으로... 고속도로 휴게소도 덮쳐

조선일보  2025. 3. 24. 21:33 “애써 끈 불이 강풍에 되살아나” 주민 1400명 대피, 주택 등 77채 불타 지리산 천왕봉 번질라... 방어 총력 24일 오후 경북 의성군 안평면. 산불 진압 현장에선 오후 들어 갑자기 초속 25m 안팎의 강풍이 불기 시작했다. 불길은 방향을 바꿔 북쪽을 향하기 시작했다. 진화 작업을 하던 대원들이 술렁였다. 의성 바로 북쪽엔 15만명이 사는 도시 안동이 있기 때문. 경북도청도 안동에 있다. “안동 시내로 불이 넘어가는 것만은 무조건 막아야 해요.” 산불 진압 헬기 조종사 이동규(43)씨는 이 한마디를 남기고 헬기를 향해 달려갔다. 그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컵밥’으로 끼니를 때우며 물을 뿌리고 있다. 산불 현장에 600번 이상 뛰어든 베테랑이지만 “이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