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음악칼럼 299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53] 소수 인종 우대와 동문 자녀 우대

조선일보  2025. 3. 9. 23:51 Rage Against The Machine ‘Take The Power Back’(1992) 1962년 공군에서 막 제대한 흑인 청년 제임스 메러디스는 인종 차별로 악명 높은 미시시피대학에 입학 원서를 낸다. 그는 유색인이라는 이유로 입학이 취소됐고, 흑인 인권 운동 진영과 인종차별주의자들 간의 대규모 폭력 충돌이 일어났다. 유혈전은 당시 대통령이었던 케네디가 연방군까지 투입하면서 끝났다. 그 직후 케네디는 ‘소수 인종 입학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을 도입했고 이는 전 미국의 대학에 적용된다. 밥 딜런이 1963년에 발표한 ‘옥스퍼드 타운(Oxford Town)’은 바로 이 메러디스 사건을 다룬 노래다. 하지만 2024년 6월 미국 연방..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52] 고뇌에 빠진 미국 민주당

조선일보  2025. 3. 2. 23:52 P!nk, ‘What about us’(2017) 멕시코만에서 우크라이나 전선까지 트럼프의 행보는 이제 통제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거침이 없다.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잃고 야당이 된 미국의 민주당은 한마디로 속수무책이다. 트럼프의 자신감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기반이었던 노동자층을 장악한 데서 나온다. 친민주당 성향의 뉴욕 타임스는 민주당의 오판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지적한다....민주당이 당연한 표밭으로 생각한 미국 노동 계층이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동안 민주당은 이십 년이 넘도록 그들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고, 분노한 이들은 오하이오나 펜실베이니아주 같은 러스트 벨트 지역 모두 공화당의 붉은 깃발이 펄럭이게 만들었다. 역사는 돌고 돈다...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51] 에그플레이션

조선일보  2025. 2. 23. 23:52 Lady Gaga, ‘Boys Boys Boys’(2008) 달걀은 전 세계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는 식재료다. 영국의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의 말처럼 달걀은 가장 맛있고 저렴하며 가장 휼륭한 단백질원이다. 무엇보다 요리하기도 쉽다. 매해 약 1조2000억개 이상의 달걀이 소비된다. 1인당 소비량 1위는 멕시코다. 일본, 아르헨티나, 미국 등이 그 뒤를 잇고, 우리나라도 톱10에 들어간다. 달걀이 사라진 미국의 식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그런데 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으로 인해 미국의 달걀 가격이 1년 만에 거의 두 배로 뛰었다....가히 에그플레이션이라고 불러도 이상치 않은 상황이다. 계란의 가격이 급등하자 미국에선 닭을 키워 달걀을 자급자족하려는 가정이 늘고..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50] 미국의 기사 식당

조선일보  2025. 2. 16. 23:54 John Schneider ‘Cracker Barrel’(2018) 싼값에 푸짐한 한 끼를 제공하면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기사 식당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간편하고 값싼 편의점 음식에 밀리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데 미국의 중심 뉴욕, 그것도 맨해튼에 기사(kisa) 식당이 등장해 고작 1년 만에 뉴요커들이 줄 서는 식당이 되었다고 한다. 메뉴는 한국 기사 식당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손님들에게는 자판기 믹스 커피를 주는 등 한국의 서민 식당 문화를 담은 것이 뉴욕 현지인들에게 먹히는 듯하다. ‘운전자의 나라’인 미국에도 우리의 기사 식당 같은 개념의 레스토랑이 있다. 미국 고속도로에 우리나라와 같은 휴게소 같은 시설은 없지만, 고속도로..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49] 화가 난 캐나다

조선일보  2025. 2. 10. 00:02 “Weird Al” Yankovic, ‘Canadian Idiot’(2006) 이웃 강대국에 가려 존재감이 약하지만 캐나다는 알짜 국가다. 미국이나 중국보다 큰 영토를 가지고 있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5만달러를 넘어 인구 3000만명 이상 국가 중에서는 최상위권이다. 국호인 캐나다는 이로쿼이 원주민 부족의 말로 ‘마을’이라는 뜻이다. 영연방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우측통행을 할 정도로 미국과 공유하는 지점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무기화’ 카드를 꺼내 들면서 캐나다에선 반미 감정이 소비자 사이에서 일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다. ‘캐나다산을 사자(Buy Canadian Instead)’는 구호를 담은 팻말들이 곳곳의 마트에 등장하고 있다. 크..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48] 비행기 사고

조선일보  2025. 2. 2. 23:54 Edith Piaf ‘Hymne A L’amour’(1950) 2024년 말과 2025년 초에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연이어 일어난 비행기 사고로 지구촌은 슬픔에 잠겼다. ‘공항으로 운전하는 일이 항공기를 타는 것보다 위험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운송 수단 중에서 비행기가 가장 안전하다는 것은 여러 통계에서 입증되지만, 사고 한 번이 비극적인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1년 내내 순회 공연을 다녀야 하는 뮤지션은 비행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이가 적지 않다. 1959년 ‘La Bamba’로 순식간에 알려진 17세의 로큰롤 아이돌 리치 밸런스와 록음악의 혁명아였던 버디 홀리가 탄 비행기가 추락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돈 매클레인은 그의 대표..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47] 오드리 헵번 스타일

조선일보  2025. 1. 26. 23:52  수정 2025.01.27. 00:16 Edith Piaf, ‘La Vie en Rose’(1946)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축하 무도회에서 그의 장녀 이방카가 입은 드레스를 두고 온라인에선 입방아가 한창이다. 이방카는 1954년 영화 ‘사브리나’에서 오드리 헵번이 입은 위베르 드 지방시 스타일의 드레스를 재현했다. 검은색 긴 장갑과 스트레토 힐, 다이아몬드 목걸이까지 착용하면서 헵번과 비슷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백악관은 “오드리 헵번은 오랫동안 이방카의 개인적 영감의 원천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누리꾼들은 금수저 이방카가 선택한 패션이 소녀 시절에는 나치군에 저항하고 평생을 유니세프와 같은 인도주의적 활동을 펼친 헵번의 기억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46] 미국 대통령 취임식

조선일보  2025. 1. 20. 00:05 Renee Fleming ‘You’ll Never Walk Alone’(2012) 1953년 대통령에 취임한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미국 현지 시각으로 1월 20일 낮 12시는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고 업무를 시작하는 취임일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많은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대통령제는 프랑스대혁명이 일어난 해이기도 한 1789년 조지 위싱턴이 초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이렇게 탄생했다. 대통령제가 큰 혼란 없이 정착할 수 있게 된 데에는 ‘건국의 아버지’ 조지 위싱턴의 공이 적지 않다. 그는 재선 이후 더 욕심부리지 않고 권력을 이양함으로써 평화적 정권 교체의 전통을 불문율로 남겨 놓았다. 경제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