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 10647

광화문은 광고판이 아니다 [인문산책]

한국일보  2024. 11. 25. 04:30 '주여, 우리의 여왕 빅토리아 1세를 지켜주소서(DOMINE SALVAM FAC REGINAM NOSTRAM VICTORIAM PRIMAM)' 영국의 상징, 일명 ‘빅벤’의 거대한 시계 테두리에 적힌 글이다. 영어가 아니라 라틴어다. '하느님을 찬양하라(LAUS DEO)' 미국 독립의 상징 워싱턴 기념탑에 적힌 글이다. 역시 영어가 아니라 라틴어다. 자유의 여신상이 들고 있는 책에도 미국의 독립기념일 1776년 7월 4일이 로마 숫자로 적혀 있다.(JULY IV MDCCLXXVI) 라틴어는 이탈리아 라티움 지역에서 기원한 언어다. 이곳에서 굴기한 로마 제국이 지중해 일대를 지배하면서 유럽 각지로 퍼졌고, 로마가 멸망한 뒤에도 여전히 널리 쓰였다. 라틴어는 중..

“27세 남성과 15세 소녀의 정사”…외설 논란 일으켰던 이 작가의 책 [Books]

매일경제 2024. 11. 24. 06:03 “금지된 걸 똑똑히 드러내는 게 작가의 임무다” 27세 남성과 15세 소녀의 정사를 다룬 뒤라스 1930년대, 15세 프랑스 소녀가 ‘식민지 베트남’에 도착한다. 가난한 부모를 따라나선 불가피한 이민길이었다. 메콩강 배 위에서 소녀는 대자본가인 중국인 남성을 만난다. 남자는 약혼한 몸이었지만 둘은 연인이 된다. 27세 남성과 15세 소녀의 열애. 둘의 감정은 정사로 이어진다. 프랑스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장편소설 ‘연인’의 줄거리다. 이 작품은 유럽 최고 권위의 공쿠르상 1984년 수상작으로 ‘장미의 이름’, ‘티벳에서의 7년’을 연출한 장 자크 아노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논란을 몰고 다녔다. 어른과 동침하는 소녀 나이가..

[당신의 생각은] ‘외국인 기사 모신다’는 서울 마을버스, 한국인 기사 돌아오게 할 방법 있다는데

조선비즈  2024. 11. 24. 06:01 서울 마을버스 운전기사 적정 수준보다 600명 부족 상태 비탈길 미끄러져 사고 잦은 ‘디젤차’, 문제로 지적돼 업계 “사고 위험 적은 ‘전기차’ 확충이 대안될 수 있어” 서울시가 마을버스 운전기사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기사 채용을 정부에 건의했다. 제조업체나 농·어촌처럼 외국인 근로자를 비전문취업(E-9) 비자로 받아들여 마을버스를 운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가파른 비탈길에서 사고 위험이 높은 ‘디젤차’ 마을버스 때문에 한국인 기사들이 떠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기차’ 마을버스를 도입한다면 한국인 기사들이 돌아오게 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시 마을버스 ..

목숨까지 위협하는 지방간···'이것' 실천했더니 지방량 훅훅 빠진다는데

서울경제  2024. 11. 24. 00:02 중앙대 소화기내과 연구팀 ‘간헐적 절식’ 추천 ‘대사이상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침착되는 질환으로 국내 성인 유병률이 약 30%에 달한다. 이는 비만, 고지혈증,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지방간이 진행되면 간염이나 간경변증, 간암 등 긴 관련 합병증도 안심할 수 없다. 나아가 심혈관질환 등으로 사망할 위험도 높아진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주2회 간헐적 절식이 이러한 지방간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한아 교수 연구팀은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이 있는 비 당뇨병 환자에서 간헐적 칼로리 제한 효과’ 연구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을 가진 비 당뇨병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

“힘을 통한 평화” 트럼프가 계승하는 레이건의 세계 전략( 송재윤의 슬픈 중국)

조선일보 2024. 11. 23. 06:00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역사학 송재윤의 슬픈 중국: 변방의 중국몽  트럼프 2.0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라는 개성적 인물이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진 미국의 최고 권력을 또 거머쥐었기에 전 세계가 다시 묻고 있다. 트럼프는 누구인가? 과연 어떤 사람인가? 좌충우돌하는 돈키호테인가? 좌고우면하는 햄릿인가? 큰 권력이 그에게 집중되기에 자연스럽게 드는 질문이겠지만, 트럼프 일개인의 심리 분석만으로는 급변하는 미국의 세계 전략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트럼프 2.0 시대에 슬기롭게 대응하기 위해선 트럼프란 인물에 빠지지 말고 트럼프 정권을 창출한 미국 보수세력의 정강·정책과 가치지향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나 70여 년 한미동맹의 엄호 아래..

새벽의 낙엽 청소부...낭만? 그것은 예쁜 쓰레기였다

조선일보  2024. 11. 23. 00:42 [아무튼, 주말] 청와대를 비질하다 청와대의 낙엽은 유독 빨리 진다고 한다. 효자로 길을 따라 사랑채까지 일렬로 빼곡히 서 있는 은행나무는 그 노오~란 잎이 비교적 이르게 떨어지는 나무 중 하나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서울 다른 지역보다 빨리 떨어진다”고 환경미화원들은 입을 모았다. “채광이 좋아서” 혹은 “터가 좋아서”라는 말도 있고, 한 미화원은 “나라님께 이른 가을을 선물하고 싶어서”라고도 했다. 진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낭만적으로 들렸다. 그러나 그 은행잎은 곧 노오~란 쓰레기로 바뀌었다. 비질을 시작하고 한동안 “낭만에 대하여~”를 흥얼거리던 나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쓸어도, 쓸어도 끝이 없구나. 심지어 쓰는 동안에도 낙엽이 진다. 1년에 두 번..

[백영옥의 말과 글] [381] 미안하다는 말

조선일보 2024. 11. 22. 23:52 잘못을 하고도 사과하기 꺼리는 성격 때문에 이혼 직전까지 간 독자 사연을 접한 적이 있다. 굳은 결심에도 변화가 어려워 고민이라는 그에게 수전 데이비스의 책 ‘감정이라는 무기’의 한 장면을 얘기했다. 남편과 심한 다툼 후, 화가 난 저자가 가출을 감행하는데, 결국 몇 시간 동안 자신에게 익숙한 집 근처만 맴돌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이었다. 우울, 분노, 관계 때문에 힘들고 지칠 때, 우리는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든다. 이것을 ‘감정의 경직성’이라 부르는데, 사람은 믿으면 안 되고, 사람은 변하지 않고, 사과하면 상대가 나를 만만히 볼 것이란 생각 등이 이에 해당한다. 즉 습관이라는 익숙한 어제의 틀로 오늘의 낯선 곤란에 대처하는 것이다..

“이건 소름이 돋는다” 섬뜩한 여성 정체…알고보니 ‘아연실색’

헤럴드경제  2024. 11. 22. 20:40  “소름이 돋는다” “이제는 눈도 못 믿겠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해 실제와 같은 영상을 만드는 게, 얼마나 쉬운지를 보여주는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다들 깜박 속아 넘어갔다. 오픈AI가 수많은 여성이 등장하는 30초 분량 영상을 공개했다. 자체 영상 생성 인공지능(AI) ‘소라(Sora)’를 이용해 제작된 영상이다. AI가 만든 압도적 영상에 다들 ‘아연실색’이다. 이용자들은 소라에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하면 실제와 구분이 안 되는 사람이 나오는 영상을 생성할 수 있다. 사람의 작업으로 몇주는 걸려야 할 영상이 순식간에 만들어진다. 실제 촬영 영상인지, AI가 만든 가짜 영상인지 구분도 안 된다. 움직임도 자연스러워서 실사에 가깝다. 영상업계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