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2025. 5. 24. 00:29 처음 로봇 청소기를 샀을 때, 청소 걱정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외출 전 작동시키면 충전까지 알아서 하니 시간 효율의 혁신 같았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점점 청소기를 손수 돌리는 시간이 늘었다. 보이지 않는 구석까지 먼지를 빨아들이고 깨끗해지는 걸 내 눈으로 확인해야 시원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의 취미는 설거지인데, 더러운 그릇을 닦을 때마다 업무로 복잡했던 어수선한 마음이 말끔해지기 때문이란다. 그가 설거지를 움직이는 명상이라고 부른 이유다. 효율적 삶의 가장 큰 부작용은 현재를 미래의 목표를 위한 단계로만 인식하는 것이다. 사립초, 국제중, 특목고 진학이 명문대를 위한 것으로 압축되고, 명문대 입학이 취업을 위한 과정으로 의미가 한정되는 것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