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김형석 칼럼 74

[김형석 칼럼]지금의 정치-사회적 혼란, 누구의 책임인가

동아일보 2024. 12. 12. 23:18 법치국가 세웠지만 국민 분열은 심화 巨野, 무기력 여당과 극한 대립 계속 대통령 계엄 선포, 국회는 탄핵 표결 정치권, 속히 국민 일상 정상화시켜야 우리 시대, 나 같은 사람은 일제강점기를 체험했다. 우리가 살아야 할 집의 주인 자리는 일본인이 차지하고 우리는 머슴살이하는 실정이었다. 소원은 ‘내 나라에 살아야겠다’뿐이었다. 해방되었다. 1년도 되기 전에 북한의 공산정권이 주인 자리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2년 동안 공산정권 밑에서 몸부림치다가 ‘나라다운 나라’가 먼저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탈북의 사선을 넘어 서울로 왔다. ‘나’는 사라지고 자력으로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 뜻을 같이하는 ‘우리’의 한 사람이 되었다. 제자들을 키워 ‘살고 싶은 나라’ 육성에 몸..

[김형석 칼럼]누구를 위한 남-북 ‘두 나라’인가

동아일보  2024. 10. 31. 23:16 김구-DJ-文 선의의 정책 모두 北에 버림받아 北, 한국을 적대국으로 단절 ‘두 국가’ 선언 인권 가치를 배제하는 집단과의 공존은 불가 野 일부서 계승하려는 친북정책 이젠 끝내야 해방 후에 김구는 남북 통합 정부를 수립하자는 뜻을 안고 북으로 가 김일성과 정치적 협상을 시도해 보았다. 방북하지 않았던 편이 더 좋았을 뻔하였다. 세계 역사와 국내 상황을 너무 가벼이 보았거나 정치적 식견 부족 때문이었다. 정치적 판단은 역사적 상황의 필수성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태풍이 불어치고 있는데 목선을 이끌고 바다로 나서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김구의 애국 애족심은 누구도 뒤따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시대적 상황성을 가볍게 보았던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을 ..

[김형석의 100년 산책] 광복은 통일의 완성을 향한 출발이다

중앙일보  2024. 8. 15. 00:27 해방 얻었으나 분열의 아픔도 휴머니즘 저버린 공산주의 탓 인적 교류 및 문화 동질성으로 협력과 통일의 분위기 조성을 79년 전의 광복은 해방과 독립을 성취하였으나, 한 민족국가를 두 정권으로 분열시켰다. 그동안 통일을 위해서 노력을 계속했지만, 현재 상황으로 이어져 왔다.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존할 수 없는 적대 국가로 선언했다. 대한민국은 북한 정권과 더불어 우리 동포를 자유 민주국가로 통일할 수 없음을 확인한 지 오래다. 계속돼온 배신과 전쟁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의 세 가지 원칙과 철학 공산주의 국가 정책은 세 가지 원칙과 철학을 방법으로 삼는다. 첫째는 경제문제 해결이 사회문제 해결의 기본이면서 목적이 된다는 사상이다. 둘째는 그 구체적 실현을 위..

[김형석의 100년 산책] 105세 교수가 고교 1학년 학생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중앙일보  2024. 6. 20. 00:36 자신이 원하는 길을 선택하고 평생 지식 쌓고 사고력 길러야 게으른 사람 목적지 도달 못해 인생의 마라톤 끝까지 달리기를 친구 윤동주·황순원의 다른 선택 100세가 넘은 늙은 교수가 10대의 학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가, 궁금한 표정이었다. 나는 “학생들과 비슷한 나이 때의 내 고민을 그대로 들려준다”고 했다. 다음과 같은 이야기다. 하나, 나는 학생들과 같은 나이에 독서를 많이 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연을 두 차례 들었다. 그래서 철학을 공부해 교육계에서 정신적 지도자가 되겠다는 뜻을 세웠다. 함께 공부한 윤동주는 시인이 되고, 황순원은 소설가가 되기를 원했다. 홍창의는 소아과 의사가 되어 가난으로 일찍 목숨을 잃는 어린 애들을 돕겠다는 꿈을 간직하고..

[김형석의 100년 산책] 교수다운 교수가 되고 싶었다

중앙일보  2024. 5. 23. 00:32 대학은 휴머니즘을 꿈꾸는 곳 교리의 울타리 넘어 진리 추구 교수들의 각오와 자세가 중요 종교와 대학의 관계 건강해야 내가 대학에 있을 때였다. 동국대학교 기독교학생회장의 전화를 받았다. “이번에 동국대학교에 처음 기독학생회가 생겼는데, 기념사업으로 강연회를 갖기로 했습니다. 교수님께서 강연을 맡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요청이었다. 불교 대학이니까 신부나 목사를 초청하기가 어렵고 철학 교수인 내가 기독교 강연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나도 기꺼이 허락했다. 강연 날짜를 며칠 앞두고 다시 연락이 왔다. 대학에서 기독학생회 주최로 강연할 수 없게 되어 장소를 가까이 있는 침례교 예배당으로 옮겼으니 양해해 달라는 전화였다. 대학에서는 강연회 벽보를 보고 기독..

[김형석 칼럼]대한민국의 주인은 누구인가

동아일보 2024. 2. 8. 23:51 총선 앞둔 정치권, 분열과 혼돈의 싸움만 정치꾼은 많으나 나라 주인이 없는 형국 선진국처럼 ‘전문 중견층’ 일꾼을 뽑아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첫 총선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상식을 벗어난 현상을 연출해 왔다. 윤 대통령을 선출한 일등 공신은 누구였는가. 문재인 정부와 조국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다. 그 배후는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다. 물론 민주당도 참여했다. 그런데 지금 윤 정부 타도와 탄핵까지 이야기하는 세력은 누구인가. 그 잘못은 또 누구에게 있는가. 야당이 된 민주당과 그 배후인 운동권 세력이다. 국민은 민주당 초창기 대표인 이해찬이 20년 집권론을 펼 때부터 민주주의 장래를 걱정했다. 지금까지 여러 당 대표를 거쳐 이재명에 이르렀다. 그중 ..

[김형석의 100년 산책] 지정학적 운명 아닌 역사적 창조가 중요하다

중앙일보 2024. 2. 2. 00:37 수정 2024. 2. 2. 00:39 세계지도는 주어진 전제 조건 지정학이 역사 만들지는 못해 중국, 인문학적 전통 스스로 포기 일본, 서구와 정신적 동질성 갖춰 ‘자유와 인간애 구현’ 실천하는 문화강국 이상 후대에 물려줘야 역사는 인간의 시대적 선택 6·25전쟁 73주년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국전쟁의 지정학적 연구에 관한 저서를 소개 권고했다. 다른 논평은 없이 중국 이해와 관계 개선에 관한 두 번째 추천서였다. 문 전 대통령은 집권 후 첫 중국 대사로 노영민 전 의원(이후 문 대통령 비서실장이 됨)을 임명했다. 중국에 관한 관심과 열정이 두터웠다. 집권 기간 중 미국에 대한 비판은 있었어도 중국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 그 정책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들의 몫이..

[김형석의 100년 산책] 꽉 막힌 한국 정치, 실용주의로 넘어서자

중앙일보 2023. 12. 8. 00:19 영국 공리주의 발전시킨 철학 ‘이념보다 사실’ 미국에서 꽃펴 흑백논리, 진영대립의 반대말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 핵심 개인과 사회의 성장·발전 꾀해 궁극적 목표는 자유와 인간애 모든 선진국은 냉전 시대의 유산인 좌우의 정치적 갈등을 극복했다. 진보와 보수로 탈바꿈하면서 공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도 그런 국가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친북과 친중국 정치를 택하면서, 진보는 열린 사회에 역행해 진보의 본령을 버리고 폐쇄적인 좌파로 퇴락했다. 보수는 미래지향적인 다원 사회를 외면하고 닫힌 극우로 변했다. 그 결과가 오늘과 같은 후진국의 고충을 재연하고 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인이 기대하는 이념적 방향으로서의 중도는 불가능하나, 실용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