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진중권칼럼과쓴소리 174

[진중권 칼럼]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

중앙일보  2024. 12. 26. 00:32 자신만의 세계 빠졌던 윤 대통령 극우 유튜브의 환상서 못 벗어나 주변엔 이익 위해 망상 돕는 이들 머릿속 구국 드라마 계속되는 듯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1605)는 멘털리티의 역사에서 어떤 전환기의 문학적 기념비다. 중세만 하더라도 은유와 사실이 명확히 구별되지 않아, 유사성이 곧 동일성의 증거로 통하곤 했다. 돈키호테는 그런 시대의 마지막 인물이다. 돈키호테는 비루먹은 말을 타고 소설로 들어가 늘어선 풍차를 거인으로, 양떼를 군대로, 농부의 딸을 귀부인으로 착각한다. 이렇게 저만의 이상(망상)을 좇아 현실을 떠나는 것을 ‘키호티즘(quixotism)’이라 부른다. 사실 키호티즘의 징후는 오래됐다. 작년 삼일절과 광복절 기념사는 거의 6·25 기념사를 방..

진중권 "한동훈 내치겠다는 국힘 한심"…홍준표 향해 "1타 3피 추잡"

뉴시스  2024. 12. 13. 10:39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2일 대국민 담화를 "내란죄 자백"으로 평가하고 탄핵 찬성으로 재선회하면서 친윤(친윤석열)계와 당 중진의 반발 등으로 입지가 흔들리는 가운데, 진중권(61) 광운대 특임교수가 쓴소리를 냈다. 13일 진중권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에도 (한동훈) 대표룰 내치겠다는 얘기"라면서 "그 짓(이준석 의원이 국힘 당대표 시절 징계를 받고 축출된 일)의 처참한 결말을 보고도 아직 저러는 걸 보면, 두개골 안쪽이 깨끗하게 비어있는 듯해 한심하다"고 일갈했다. 이어 "그것도 기회라고 잔머리 굴려 1타 3피 고스톱이나 치고 자빠진 한 할배는 추잡하다"며 홍준표(71) 대구 시장을 저격했다. 전날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진중권 “한동훈, 잘 대응했지만 18명 동원은 한계…다음 대선 건너뛰어야 할 수도”

시사저널  2024. 12. 4. 19:4 “韓, 침착하고 기민했다…본회의 18명밖에 못 모인 건 아쉬워” “친윤의 ‘배신자 프레임’ 가동시킬 것…한동훈 시험대 오를 수밖에” “탄핵 응하면 당 두 동강, 불응하면 ‘한통속’ 비판…갑갑한 상황” “최소 尹 탈당 관철시켜야…차기 대선 대신 보수 재건 힘쓰는 방안도”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대응에 "기민하고 침착하게 잘 움직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본회의장에 국민의힘 의원이 18명밖에 없었다는 것, 윤 대통령 탈당에 반대하는 의원이 전체 70%에 이른다는 건 한 대표가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4일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서 방송된 '비상계엄 사태' 특집 라이브에 출연해 ..

진중권 “이재명 ‘위증교사’ 무죄? 해괴한 논리…2심서 뒤집어질 것”

시사저널 2024. 11. 26. 17:30 “위증을 했는데 위증교사는 없었다? 황당한 논리적 모순” “대북송금 등 사법리스크 계속될 것…민주당도 불안할 것”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해괴한 판결"이라며 "2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이날 방송된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1심 법원의 판단은 '음주는 했지만 음주운전은 안했다'는 것처럼 논리적 정합성이 떨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전날(25일) 위증교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위증교사 정범으로 기소된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비서 출신 김진성씨에게는..

"죽지 않는다"는 이재명에 진중권 "죽는 건 주변 사람들"

한국일보  2024. 11. 17. 14:49 진 교수 “사실상 이재명의 정치생명은 끝난 것” 평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결백을 주장한 데 대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그렇다, 죽는 것은 주변 사람들이다"라고 비난했다. 진 교수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습니다'라는 문장을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진 교수는 "유죄판결 증거로 사용된 것 중 하나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고 김문기씨가 남긴 영상"이라며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고 김문기씨 장남이 얼마나 기가 막힐까. 자기 부친은 그 사람 때문에 목숨을 버려야 했는데 정작 그 사람은 자기 부친을 기억도 못 한다고 잡아떼니"라고 밝..

[진중권 칼럼] 가마솥의 개구리들

중앙일보 2024. 10. 31. 00:57 민심에게서 고립 자초하는 용산 ‘돌 맞아도 갈 길 간다’ 변화 거부 고작 특별감찰관 놓고도 다투나 국민의 분노가 끓어올라도 태평 보수는 더이상 이 나라의 주류가 아니다. 보수와 진보가 대등하게 분포하는 연령층은 과거엔 50대로, 지금은 60대로 올라갔다. 586세대 다수가 이제는 60대. 이른바 ‘코호트 효과’에 의해 그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보수화하지 않을 게다. 결국 보수엔 7080세대만 남게 된 셈이다. 거기에 잔혹한 자연사까지 개입한다. 총선 한번 치를 때마다 보수 유권자는 100만 명씩 준다고 하지 않는가. 과거엔 호남이 고립되었으나 지금은 외려 TK 지역이 고립되어 버렸다. 이 고립은 정치에서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대통령실과 ‘민심’의 ..

[진중권 칼럼] 기억의 조작술

중앙일보  2024. 10. 3. 00:47 이재명 대표 스스로 올린 녹취록 음모론, 허구 주입, 교묘한 압박 등 위증교사의 전형적인 어법 노출 사법 문제를 정치로 풀려는 의도 “위증교사인지 직접 판단해 보라.”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2018년 말과 이듬해 초에 김진성씨(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와 가졌던 통화의 녹취록을 올렸다.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해 30분 분량의 녹취록을 들어 보았다. 녹취는 이재명 대표가 구사하는 어법의 전형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이 전형성은 녹취만이 아니라 이 사건 재판의 변론에도 자주 눈에 띈다. 그러므로 사건의 이해를 위해 한번 정리하고 넘어가는 게 좋겠다. 먼저 눈에 띈 것은 거짓말의 낮은 수준. 거짓말은 모름지기 그럴듯해야 하나, 그의 거짓말은 상식..

[진중권 칼럼] 언어의 하이퍼인플레이션

중앙일보  2024. 9. 5. 00:32 지지층 일각 떠돌던 계엄 음모론 민주당 지도부 공식 입장 돼버려 탄핵을 전제로 하는 집단 상상력 당대표 판결 앞둔 히스테리 불과 계획적이라기보다는 우발적인 실수로 보인다. 단초는 ‘법원판결에 승복해야 한다’는 한동훈 대표의 발언이었다. 심기가 불편해진 이재명 대표가 이 발언을 받아치려다가 선을 넘어 버린 것이다. “최근 계엄 얘기가 자꾸 이야기된다.” 사실 계엄령 시나리오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 일각의 하위문화 현상이었다. 그런데 공당에서 이 음모론을 덜컥 받아들인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자꾸 들었다는 그 “계엄 얘기”는 사실 그 당 지도급 인사들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차지철 스타일의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하고 ‘반국가세력’이란 발언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