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세설신어 [286] 은환위목(銀還爲木) (출처-조선일보 2014.10.29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도루묵의 산란철이 가까워 온다. 굵직한 알이 입안에서 씹히는 식감이 생각난다. 도루묵이란 생선은 원래 이름이 목어(木魚)였다. 선조가 임진왜란 때 피란길에 처음 먹고 그 맛이 별미여서 이름을 은어(銀魚)로 고쳐 격상시켜 주었..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10.29
정민의 세설신어 [131] 봉인유구(逢人有求) (출처-조선일보 2011.11.10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전국시대 이극(李克)은 재상으로 누가 적임인지를 묻는 위문후(魏文侯)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다. "평소에는 친한 바를 보고, 부유할 때는 베푸는 것을 보며, 현달했을 때는 천거하는 바를 보고, 궁할 때는 하지 않는 바를 보고, 가난..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10.28
정민의 세설신어 [130] 애여불공(隘與不恭) (출처-조선일보 2011.11.03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병자호란 당시 15만의 청나라 군대는 동아시아 최강의 정예였다. 조선의 오합지졸 1만이 군량미도 없는 상태에서 버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도탄에 빠진 백성의 삶은 또 어찌하는가? 최명길이 항복문서를 썼다. 항복은 절대로 안..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10.12
정민의 세설신어 [129] 다반향초(茶半香初) (출처-조선일보 2011.10.27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고요히 앉은 곳, 차 마시다 향 사르고, 묘한 작용이 일 때, 물 흐르고 꽃이 피네. 靜坐處茶半香初, 妙用時水流花開." 추사(秋史)의 대련(對聯)에 나오는 구절이다. 일반 한시의 구문과 달리 3,4로 끊어 읽는다. 중국의 선원(禪院)이나 다..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9.29
정민의 세설신어 [281] 한운불우 (閑雲不雨) (출처-조선일보 2014.09.24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책상 속 낡은 물건을 정리하는데 해묵은 글씨 하나가 나온다. '한운불우(閑雲不雨)'란 네 글자가 적혀 있다. 빈 하늘을 떠도는 한가로운 구름은 결코 비를 뿌리지 못한다. 구름은 비가 되어 내려와 지상의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을 때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9.24
정민의 세설신어 [128] 노량작제(魯梁作綈) (출처-조선일보 2011.10.20 정민의 세설신어) 제환공(齊桓公)이 이웃 나라 노량(魯梁)에 눈독을 들였다. 관중(管仲)이 말했다. "우선 공께서 먼저 제견(綈絹) 즉 두꺼운 비단 옷으로 갈아입으신 뒤, 신하들도 모두 입게 하십시오. 백성들이 따라 입게 될 것입니다." 제견은 노량에서만 나는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9.21
정민의 세설신어 [280] 옹독취보 (甕櫝聚寶) (출처-조선일보 2014.09.17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명나라 오정한(吳廷翰·1491~1559)의 책상 옆에는 나무로 짠 궤 하나와 옹기 하나가 놓여 있었다. 책을 읽다가 의혹이 생기거나 생각이 떠오르면 얼른 적어 그 안에 담아 두었다. 역사책을 읽다가 일어난 의문은 항아리 속에 넣고, 경서..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9.17
정민의 세설신어 [127] 자웅난변(雌雄難辨) (출처-조선일보 2011.10.13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이곡(李穀·1298~1351)이 '눌재견화(訥齋見和)'란 시에서 노래했다. "말 잃고서 진작에 화복(禍福)이야 알았지만, 까마귀 봐도 암수는 분간할 수 없구나 (失馬已曾知禍福, 瞻烏未可辨雌雄)." 새옹(塞翁)은 말을 잃고도 슬퍼하지 않았다. .. 文學,藝術/고전·고미술 2014.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