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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달달하게 책 읽기] 돈·시간 투자해도 AI에 밀린다

바람아님 2020. 4. 11. 10:43

(조선일보 2020.04.11 우석훈 경제학자)


기울어진 교육


우석훈 경제학자'박'이라고 줄여 부르는 프랑스의 대학 입시 격인 바칼로레아가 결국 취소되었다.

코로나19의 영향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술적으로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전격적으로 등장하기 전에는 올겨울에 바이러스 대폭발을 예상하는 게

자연스럽다. 그래도 어느 누구도 선뜻 수능 취소에 따른 행정 시뮬레이션 얘기를 못 한다.

이건 기술적이거나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인 문제인가?


마티아스 도프케와 파브리치오 질리보티, 두 경제학자가 쓴 '기울어진 교육'(메디치미디어)은 광

범위한 통계 분석을 통해 최근의 '헬리콥터 맘' 현상이 경제 구조 변화와 상당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제적 격차 현상이 강화되면서 중산층 부모들이 시간을 들여 자녀 교육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보상'이 늘어난다는 거다.


중국의 '타이거 맘', 미국의 '헬리콥터 맘' 등 교육 전반의 현상에 대한 경제적 분석이 재밌다.

독재형 양육, 권위형 양육 그리고 방기형 양육이라는 세 가지 기준에 대한 국제 분석은 탁월하다.

방기형 양육으로 자라난 지금의 중산층 부모들이 권위형 양육으로 부모의 간섭도를 높이는 것까지는

경제적으로 아주 잘 설명된다. 그러면 끝? 돈과 시간을 들이면 돼?


기울어진 교육그런데 절(節) 제목 하나가 머리를 아프게 한다.

'현대 경제의 특수성과 독립성에 대한 투자 수익의 증가',

이게 돈과 시간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거다.

인공지능 전면화 등 경제 구조가 바뀌어서 결국 독립성이 강화된 청년들에게 기회가 많이 갈 건데,

무조건 성적만 높여서 될 게 아니라는 거다.

이런 얘기는 많이 하는데, 그걸 자녀의 '독립성'이라는 변수로 설명하는 게 무시무시하다.

돈과 시간, 여기에 특권까지 동원해봐야 인공지능한테 밀리니까,

좀 다른 식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거다.


우리도 공간의 분리가 일어나면서 부자 학생이 가난한 학생과 같이 자라날 기회가 점점 없어진다.

소셜 믹스와 자녀의 독립성에 관한 연관성, 아마 이게 이들의 다음 연구 주제가 되지 않을까 한다.

남들 좋다는 대로 해서 다 좋은 게 아니라는 말, 그게 '현대 경제의 특수성'이라는 구절의 의미다.

그럼 '스마트' 헬리콥터 맘이 되란 말이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11/202004110005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