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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한그릇이 핵폭탄 된다" 한인 불매운동에 北 해외식당 '줄폐업'…北측 관계자 "포스터 떼라" 항의도

바람아님 2016. 4. 8. 00:29
조선일보 : 2016.04.07 15:37

/조선일보DB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서 운영하는 식당들이 대북 제재의 직격탄을 맞아 ‘줄폐업’하고 있다.

올 초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우리 정부의 북한 식당 이용 자제 권고와 현지 한인회의 불매운동으로 경영난에 처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있는 북한 식당 6개 중 3개가 최근 영업을 중단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 2월 고려식당, 3월 능라도식당이 문을 닫았고, 작년 하반기 내부 수리에 들어간 대동강식당은 2월 말 문을 열 예정이었으나 아직까지 영업 재개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북한 식당들의 폐업은 손님의 80~90%를 차지하는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캄보디아한인회는 지난 2월부터 북한 식당을 가지 말자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김현식 캄보디아한인회장은 VOA와 인터뷰에서 “개성공단 철수 이후 ‘냉면 한 그릇이 대수롭습니까’라며 캠페인을 시작했다”면서 “냉면 한 그릇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것이 핵을 만드는 데 쓰이고, 북한 정부가 외국에서 모은 돈을 갖고 핵폭탄을 만드는 데 우리가 북한 식당을 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현지 한인 식품점과 식당에 북한 식당 출입을 하지 말자는 포스터를 붙이고 한인 여행사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출입을 삼가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인회 회원들과 북한 식당 앞에서 출입 자제를 요청하는 캠페인도 펼쳤다.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도 최근 교민 간담회에서 “북한 식당 출입을 삼가 달라”고 요청했다고 ‘재외동포신문’이 보도했다.

아직까지 문을 닫지 않은 프놈펜 북한 식당들도 폐업 위기에 처한 것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타격이 커지자 북한 측 관계자들이 한인 식품점에 찾아와 포스터를 떼라며 항의까지 했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북한과 중국의 교역 거점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있는 북한 식당 15개 중 3곳도 얼마 전 폐업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최근 보도했다.

중국에는 북한 식당이 수백 개 있다. 하지만 유엔 대북 제재 이후 영업난을 겪는 곳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는 평양관, 류경식당 등 북한 식당이 4개 있는데, 주베트남 한국대사관과 한인회가 지난 2월 이용 자제를 당부한 이후 손님이 50∼6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베트남 교민은 "관광객과 교민들이 북한 식당 발길을 사실상 끊었다"며 "저녁 시간에 가도 손님을 보기 어려운 날이 있어 이대로 몇 달 가면 문 닫는 식당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