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8. 31. 00:00 올여름 “보통 사람들은 각자의 ‘호불호’라는 게 있잖아? 근데 너는 ‘호호호’가 있는 것 같아!”라는 귀여운 문장에 꽂혀 영화감독 윤가은의 에세이를 읽기 시작했다. 어떻게 지내냐는 말에 “요즘 ‘아네스 바르다’랑 ‘켄 로치’ 영화를 다시 보고 있는데”라고 말하려다가 ‘뻥’이라며 “드라마 ‘펜트하우스’와 ‘결혼 작사 이혼 작곡’을 보는 재미로 에너지를 충전”한다는 말에선 빵 터졌다. 문득 ‘니체’와 ‘프루스트’를 다시 읽고 있다고 말하려다가, 주말이면 ‘반드시 끝내는 힘’ 같은 자기 계발서와 ‘나는 솔로’를 보며 바닥난 에너지를 긁어 담는다고 말하는 내가 상상됐기 때문이다. “아무도 못 봤겠지?” 하는 마음으로 빅맥에 콜라를 원샷하는 비만 클리닉 의사 같은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