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선우정 칼럼 64

[선우정 칼럼] 명동, 한국의 쓸쓸한 자화상

조선일보 2017. 3. 22. 03:13 수정 2017. 3. 22. 07:47 다큐멘타리 영화 "건국전쟁"이 개봉 27일만에 100만 관중을 넘어 섰다. 외눈박이로 역사를 왜곡한 백년전쟁을 조목조목 역사적 진실로 반박해 국민적 감동을 불러온 것이다. 이에 '[선우정 칼럼] 명동, 한국의 쓸쓸한 자화상(2017. 3. 22)'에서 언급한 "한·미 동맹은 공기처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마구 다룬다. 미국이 이런 한국을 변함없이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 다수는 그런 세력을 응원하고 있다. 세상은 동쪽으로 달리는데 한국만 서쪽으로 달린다. "라는 구절이 떠올라 그 칼럼을 재 소환했다. -블로그 운영자 중국을 잡으려다 정체성을 잃었다 중국이 빠져나간 뒤 중국말 呼客 소리만 처량하게 들린다 지금 한국이 ..

[선우정 칼럼] 학폭 아빠, 조폭 삼촌, 개딸들의 민주당

조선일보 2023. 3. 1. 03:21 그는 단계마다 주위를 값싸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이 그렇게 됐다 이러다가 나라 전체가 싸구려가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그제 스타일을 구긴 직후 정청래 의원이 자기 페이스북 ‘정청래의 알콩달콩’에 대형 고딕체로 글을 올렸다. 정 의원이 ‘학폭 아빠’로 재소환된 게 전날이다. 국가수사본부장 내정자가 아들의 학폭 문제로 낙마하자 몇 년 전 정 의원 중학생 아들의 동료 여학생에 대한 강제 추행, 음란 문자 발송 사건이 다시 거론됐다. 성인이었다면 실형을 받았을 죄질 나쁜 학폭이다. 부모라고 자식의 잘못을 일생 책임질 수 없다. 정 의원도 그렇다. 문제는 성추행 이후 가해 아들을 몇 년 동안 피해 여학생과 같은 학교에 다니도록 방치했다는 것이..

[선우정 칼럼] 일본은 간판 기업 도쿄일렉트론을 왜 위기로 몰아넣나

조선일보 2023. 2. 8. 00:01 수정 2023. 2. 8. 00:30 단 두 달 동안 일본이 극적으로 변했다 전후 장벽을 부수고 군사·기술의 완전체로 미일 동맹을 만들었다 오늘의 일본은 어제의 일본이 아니다 도쿄일렉트론은 일본이 자랑하는 첨단 반도체 제조 장치 기업이다. 이 회사 몇몇 제품이 없으면 세계 반도체 산업이 돌아가지 않는다. 1월 말 일본 정부가 자해에 가까운 방침을 세웠다. 미국의 대(對)중국 전선(戰線)에 동참해 일본 반도체 제조 장치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금지한다는 것이다. 일본 반도체 장치의 연간 중국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33%인 10조원 수준이다. 이 중 5조원어치가 도쿄일렉트론 제품이다. 죽으라는 소리로 들린다. 그런데 시간을 돌리면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작년 ..

[선우정 칼럼] 칠곡 할매와 신영복

조선일보 2023. 1. 18. 00:00 신구 시대를 선명하게 대비한다 세련된 위선보다 투박한 진실이 부수는 사람보다 만드는 사람이 미래 한국의 주역이 됐으면 한다 문 정권 때 ‘정부 서체’처럼 쓰인 글씨가 신영복체다. 신영복의 유명한 문장이 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15분 당긴 첫차, 징용 해법을 그가 말한 ‘우산’에 비유할 수 있다. 그래선 안 된다고 한다. 함께 비를 맞아야 진정한 도움이라고 한다. 말뿐이다. 과문한 탓인지 ‘6411 정신’을 말하는 정의당 의원들이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한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민주당은 대리 보상을 바라는 다수 징용 피해자를 무시한다. 전장연에게 당하는 수십만 지하철 출근 노동자의 손실과 불편, 분노를 ..

[선우정 칼럼] 가장 ‘윤석열다운’ 순간

조선일보 2022. 12. 7. 00:41 민노총과 대결하는 윤 대통령을 보면서 오랜만에 그의 진가를 느낀다는 사람이 많다 국민 다수가 지지하던 2년 전을 보는 듯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노총의 불법행위에 대해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둘 다 정부가 원칙을 지키지 않아 키운 문제라는 취지다. 지나친 비유라고들 한다. 하지만 국민이 일상에서 민노총 때문에 겪는 고통은 북핵과 차원이 다르다. 그들은 생활을 망가뜨린다. 동네 주유소 기름을 동나게 하고, 건설 현장을 마비시켜 노동자 밥줄을 끊어버린다. 북한이 내뱉는 상욕보다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는 화물연대의 진군가가 현실에선 더 살벌하고 위협적이다. (중략) 사람들은 윤 대통령에게 포용하고 양보하고 협치하라고 한다. 하지만 국민이 승부..

[선우정 칼럼] 성남 대장동派의 '의리 없는 전쟁'

조선일보 2022. 10. 26. 00:40 이재명 대표는 그의 유동규 발언이 이 폭풍을 몰고온 나비효과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듯하다 의리가 없기 때문이다 작년 말 국정감사에서 유동규씨에 대한 이재명 대표의 주장을 듣고 “이래도 괜찮은가” 싶었던 때가 있다. “제가 무슨 주군이니, 그가 무슨 핵심 측근이니 하는데 그랬다면 사장을 시켰을 겁니다. 그런데 8년 동안 안 시켰잖아요. 소규모 산하기관을 맡겼는데 사표 던지고 나가버린 다음에 대선 경선에도 전혀 나타나지도 않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냥 나의 측근이 아니라고 하면 됐다. 그런데 유씨의 직무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런 사람이 측근 자격이 있냐는 것이다. https://v.daum.net/v/20221026004012925 [선우정 칼럼] 성남 대장..

[선우정 칼럼] 한국 역사상 최저질 외교 논쟁

조선일보 2022. 10. 5. 00:05 한국은 외교로 죽고 사는 나라다 그래서 논쟁이 잦다 나라 살린 논쟁도 죽인 논쟁도 있다 그런데 이런 저질은 정말 처음 봤다 외교 사절 김홍집에 의해 일본에서 반입된 외교지침서 ‘조선책략’을 유생들이 벌 떼처럼 공격했다.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가슴이 떨리며 통곡했다”고 했다. 책의 핵심 내용은 “중국을 더 가까이 하고 일본, 미국과 손을 잡아 조선 스스로 강해짐으로써 러시아를 막으라”는 것이다. 1880년, 러시아의 팽창이 지금보다 더 세상을 위협하던 때였다. 중국 외교관이 중국 정부의 세계 전략에 따라 썼고 친중(親中)을 앞세웠다. 그런데 중국을 받드는 유생들이 저자를 “사문난적(斯文亂賊)의 효시”라고 비난하면서 “책을 반입한 김홍집을 벌하라”며 들고 일어났다...

[선우정 칼럼] 유시민의 프락치 사냥, 그 후예들

조선일보 2022. 08. 24. 00:30 경찰국장 논란은 물고문과 집단 폭행, 인격 살인의 프락치 사냥이 공공의 정치 공간에서 부활했음을 알려준다 요즘 기이한 장면이 김순호 행정안전부 신임 경찰국장을 겨냥한 야당과 재야 좌파의 ‘프락치 사냥’이다. 논점은 단순하다. 33년 전 주사파 운동권에서 공안 경찰이 된 김 국장의 변신 과정이 수상하다는 것이다. “동료를 배신하고 밀고한 대가로 경찰에 특채된 것 아니냐”며 “프락치 경력을 자백하라”고 한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모호한 말들 이외에 증거는 없다. 누군가 이런 식으로 ‘빨갱이 사냥’을 했다면 그들은 일치단결해 ‘색깔론’으로 역공을 퍼부었을 것이다. https://news.v.daum.net/v/20220824003013867 [선우정 칼럼] 유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