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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복 칼럼] 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중앙일보 2020. 12. 29. 00:37 코로나 앞에 나약한 인간이지만 놀라운 적응력과 대응력 보여줘 K방역 성공했다고 자랑할 것도 백신 때문에 낙담할 것도 없어 최근 서울 시내 모 대학 교수 한 분을 만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올 한 해 온라인 강의를 했다는 그는 1학기와 2학기가 완전히 달랐다고 말한다.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을 도입했지만, 제대로 활용할 줄 몰라 우왕좌왕한 1학기 때는 학생도 불만, 교수도 불만이었다. 그러나 줌을 이용한 원격 강의에 적응한 2학기 때는 매우 만족스런 강의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수업의 질과 수준이 대면 강의 때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한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956621 [배명복 칼..

[배명복 칼럼] 한국 민주주의 아직 멀었다

중앙일보 2020.12.01 00:47 압도적 의석수 믿고 폭주하는 건 다수가 소수 압제하는 민주 독재 고상함과 담쌓은 정치 현실에서 성숙한 민주주의는 요원한 기대 이게 그가 말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냐고 울분을 토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러려고 촛불을 들었나 하는 자괴감에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다. 현 정부와 이전 정부를 조목조목 비교하며 차라리 박근혜 정부가 나았다고 사과하는 글이 서울대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하고 징계를 청구하면 추 장관을 지지하겠다는 풍자성 대자보가 대학가에 나붙었다. 이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로 보면 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 http..

[배명복 칼럼] 고마워요 트럼프, 당신 덕분에…

중앙일보 2020.11.03 00:36 지도자 한 사람이 세상을 얼마나 바꿔 놓을 수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선거의 엄중한 의미 일깨운 것은 역사에 길이 남을 트럼프의 업적 현지 시각으로 오늘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실시됩니다. 4년 전 섣불리 당신의 낙선을 점쳤다가 망신을 당한 아픈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함부로 결과를 예단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때처럼 이번에도 당신은 여론조사의 열세를 극복하고, 역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니면 ‘졸린’ 조 바이든에게 패해 단임 대통령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지난 4년간 수고한 당신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당신에게 감사할 이유가 많습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910286 [배명복 칼럼] 고마워요 ..

[배명복 칼럼] 이러니 양두구육 정부란 말 나온다

중앙일보 2020.09.29. 00:49 말로는 생명을 중히 여긴다면서 국민 보호 의무 다하지 못하고 김정은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 코로나 탓에 국민이 참고 있어 가게 앞에 양 머리를 내걸었으면 양고기를 팔아야 한다. 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면 그것은 사람들을 우롱하고 속이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문재인 정부가 점점 양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파는 ‘양두구육(羊頭狗肉) 정부’를 닮아가는 느낌이다. 국민의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문재인 정부가 서해 상 민간인 실종·피격 사건에 대처하는 걸 보면서 의심이 더욱 짙어진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883451 [배명복 칼럼] 이러니 양두구육 정부란 말 나온다 [배명복 칼럼] 이러니 양두구육 정부란 말 나온다 언제부..

[배명복 대기자의 퍼스펙티브] 한국 삶의 질 수준, 미국·프랑스보다 높다는데..

중앙일보 2020.09.24. 00:36 100점 만점에 89점으로 세계 17위 정보통신·교육·안전은 최고 수준 환경·포용성은 미흡, 개선 노력 필요 체감 현실과 괴리 탓 반응 엇갈려 사회발전지수(SPI)로 본 한국 지난주 미국 워싱턴 소재 비영리 기관인 소셜 프로그레스 임페러티브(Social Progress Imperative)가 2020년 사회발전지수(SPI) 보고서를 발표했다. 각국의 사회발전 수준을 보여줄 수 있는 50개 지표를 조사 분석해 10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한 보고서다. 각국의 ‘삶의 질’을 나타내는 종합성적표라는 게 소셜 프로그레스 임페러티브 측 설명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가 파트너로 참여하고, 시스코와 록펠러 재단이 후원해 2014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다. https:..

[배명복 칼럼] 괴물이 된 소셜미디어

[중앙일보] 2020.09.08 00:39 너무나 힘이 세진 소셜미디어 21세기 리바이어던으로 등장 정치적 제도와 민주주의 위협 사용자 각성과 절제, 규제 필요 미국 대선을 두 달 앞두고 페이스북이 ‘미 선거를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New Steps to Protect the U.S. Elections)’를 내놓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일 발표한 조치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11월 3일 대선 직전 1주일 동안 신규 정치 광고 게재를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선거 막판에 특정 캠프가 거짓 정보를 이용한 정치 광고를 페이스북에 올릴 경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바로잡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대선 레이스 마지막 한 주..

[배명복 칼럼] 오만한 원리주의가 나라를 망친다

[중앙일보] 2020.08.11 00:43 18세기 영국의 정치가이자 사상가였던 에드먼드 버크는 철저한 의회주의자이고, 자유주의자였다. 평생을 자유의 투사로 살았던 그가 말년에 만난 것이 프랑스 혁명이다. 사람들은 당연히 버크가 프랑스 혁명을 지지할 줄 알았다. 영국 여론도 이웃 나라의 혁명에 호의적이었다. 인간·세상 복잡성 무시하는 오만 나는 늘 옳다며 귀 닫는 원리주의 욕하면서 닮는 ‘내로남불’ 행태에 국정은 망가지고, 민심도 돌아서 https://news.joins.com/article/23845495?cloc=joongang-article-realtimerecommend [배명복 칼럼] 오만한 원리주의가 나라를 망친다 [배명복 칼럼] 오만한 원리주의가 나라를 망친다 혁명 이듬해인 1790년 출간한..

[배명복 칼럼]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중앙일보 2020.07.14 00:31 청년 장준하는 일본군에서 탈출해 중경 임시정부에 합류했다. 그는 임시정부에 모인 독립운동가들 사이에 벌어지는 시기와 질투, 분열과 암투를 목도하고 크게 실망했다. 일치단결해 일본군에 저항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한 모습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환영 모임에서 이렇게 고함을 쳤다. “지금 이곳의 실상을 알았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을. 지금이라도 일본군에 돌아갈 수 있다면 그들의 비행기를 타고 와서 이곳부터 폭격해버리겠다.” 장준하는 피를 토하듯 울부짖으며 통곡했다. 김구, 신익희 선생의 간곡한 만류로 그는 겨우 격앙된 마음을 억눌렀다. 박 시장, 백 장군 장례식 논란은 21세기판 조선 시대 예송 논쟁 오늘의 잣대로 역사를 재단해선 안 된다는 김용운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