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24. 4. 17. 04:31 거창 병곡마을-수승대-덕천서원-창포원 “꽃이 / 피는 건 힘들어도 / 지는 건 잠깐이더군 /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 아주 잠깐이더군” 최영미 시인의 ‘선운사에서’의 한 대목이다. 어디 선운사 동백만 그럴까. 올해 벚꽃은 예상보다 늦게 피고, 기대보다 일찍 마무리되고 있다. 경남 거창에는 숨겨진 벚꽃 명소가 여럿 있다. 대규모 군락이 아니어서 축제도 없고 사람이 몰리지도 않는다. 주민과 알음알음으로 찾아온 여행객만 호젓하게 산골의 황홀한 봄 정취를 만끽한다. 아는 사람만 아는 능수벚꽃 명소, 병곡마을 병곡마을(병기실마을)은 남덕유산 자락에 위치한, 거창에서도 산골 오지다. 전북 무주 구천동에서 빼재를 넘으면 거창 고제면 삼포마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