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조용헌 살롱 16

[조용헌 살롱] [1417] ‘스컹크 군단’ 양성

조선일보 2023. 10. 16. 03:00 수신제가(修身齊家)를 한 다음에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하는 것이 유교가 제시한 인간 완성의 길이었다. 수신이 안 된 사람은 치국도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살아보니까 이 두 가지는 다른 차원이었다. 서로 따로 노는 항목이었다. ‘수신제가’가 도덕과 선악의 영역이었다고 한다면 ‘치국평천하’는 전쟁과 권모술수의 무대였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 너무 익숙해지면 전쟁의 승패를 도덕의 우열로 판가름하려는 단순 사고방식에 빠져들게 된다. 모든 것을 도덕으로 환원하려는 세계관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셀럽병에 걸린 어린아이 같은’ 인간이 창의력 하나는 끝내주고, 이 창의력에 과학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파워가 나왔다. 왜 창의력은 괴짜들에게서 나오는가? 미..

[조용헌 살롱] [1357] 화순 부잣집 젓갈

조선일보 2022. 07. 25. 00:00 삼복더위에는 입맛이 떨어진다. 더위에 입맛 떨어질 때 젓갈을 먹으면 입맛이 살아나는 경험을 하곤 한다. 젊었을 때는 몰랐다. 중장년이 되면서 그 깊은 맛을 알게 된 반찬이 바로 젓갈이다. 짭짤하면서도 동시에 씁쓸한 맛이 섞여 이게 묘한 작용을 한다. 젓갈이 목구멍을 스치면서 배 속으로 내려가면 더부룩한 위장 상태를 정리해 주는 것이다. https://news.v.daum.net/v/20220725000048599 [조용헌 살롱] [1357] 화순 부잣집 젓갈 [조용헌 살롱] [1357] 화순 부잣집 젓갈 삼복더위에는 입맛이 떨어진다. 더위에 입맛 떨어질 때 젓갈을 먹으면 입맛이 살아나는 경험을 하곤 한다. 젊었을 때는 몰랐다. 중장년이 되면서 그 깊은 맛을 알..

[조용헌 살롱] [1337] 넥슨 김정주의 죽음

조선일보 2022. 03. 07. 00:00 하느님을 만나는 일이나, 도를 통한다거나, 근심·걱정을 벗어나서 달관하는 것이 궁극적 관심(ultimate concern)이다. 세상에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겠는가.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야말로 궁극적 관심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이미 구원받았다. 하느님을 만났다고 믿는다. 이미 구원받은 사람이 불행하게 일찍 죽으면 세상 사람들은 뭔가 충격을 받는다. https://news.v.daum.net/v/20220307000035762 [조용헌 살롱] [1337] 넥슨 김정주의 죽음 [조용헌 살롱] [1337] 넥슨 김정주의 죽음 하느님을 만나는 일이나, 도를 통한다거나, 근심·걱정을 벗어나서 달관하는 것이 궁극적 관심(ultimate concern)이..

[조용헌 살롱] [1325] 조류 전쟁/英이코노미스트 "내년 한국 대선, 윤석열이 청와대 차지"

[조용헌 살롱] [1325] 조류 전쟁 조선일보 2021. 12. 06. 00:00 선거는 맹금류(猛禽類)가 좌우한다. 독수리?매가 맹금류다. 맹금류의 시야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시야가 높은 맹금류의 주특기는 공중폭격이다. 선거의 축이 ‘공중폭격’과 ‘땅개작전’인데, 땅개작전은 요즘 들어와 비중이 확 줄었다. 전 국민이 앉아서 매일 카톡?페이스북 그리고 휴대전화 기사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일일이 전통시장을 찾아가 떡볶이 먹고 악수하러 다닐 필요가 없는 세상이다. https://news.v.daum.net/v/20211206000028380 [조용헌 살롱] [1325] 조류 전쟁 [조용헌 살롱] [1325] 조류 전쟁 선거는 맹금류(猛禽類)가 좌우한다. 독수리⋅매가 맹금류다. 맹금류의 시야가 가장 높기 때..

[조용헌 살롱] [1319] 원희룡의 용천검

조선일보 2021. 10. 25. 00:00 타이밍 잡기가 어려운 일이다. 정보와 직관으로 판단을 내리기도 하지만, 시간을 참고 기다려야만 타이밍이 오는 수도 있다. 10월 하순쯤 되어야 감나무의 감이 붉게 익는다. 가을이라는 철이 들어오기 전까지 감은 푸르뎅뎅하다. 삼복에 장작 난로 팔려는 것이나 눈 올 때 선풍기 파는 일은 철없는 짓이다. 인생에서 철이 들고 타이밍을 잡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https://news.v.daum.net/v/20211025000035673 [조용헌 살롱] [1319] 원희룡의 용천검 [조용헌 살롱] [1319] 원희룡의 용천검 타이밍 잡기가 어려운 일이다. 정보와 직관으로 판단을 내리기도 하지만, 시간을 참고 기다려야만 타이밍이 오는 수도 있다. 10월 하순..

[조용헌 살롱] [1317] 적선과 뇌물

조선일보 2021. 10. 04. 00:00 인간관계는 ‘보시’에서 시작된다. 재물과 먹을 것을 나누는 게 보시다. 육바라밀의 첫째 단추가 바로 보시다. 도를 닦으려면 제일 먼저 보시를 할 줄 알아야 되는 것이다. 보시에서 결국 지혜도 나온다. 보시를 하면 여러 사람과 우호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그러다 보면 거기에서 아이디어와 지혜가 나온다. 집단 지성이 발동하는 셈이다. 그래서 사회생활의 시작은 보시다. 베풀 것이 없으면 육보시(肉布施)라도 해야 한다. 청소, 설거지, 밥 해주는 것도 육보시다. https://news.v.daum.net/v/20211004000040900 [조용헌 살롱] [1317] 적선과 뇌물 [조용헌 살롱] [1317] 적선과 뇌물 인간관계는 ‘보시’에서 시작된다. 재물과 먹을 것..

[조용헌 살롱] [1300] 용궁역에서

조선일보 2021.06.07 00:00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기차역을 지나가지만 그중에서 자기가 내리고 타는 역은 몇 개에 지나지 않는다. 기차를 탈 때마다 그냥 지나친 역에 대한 호기심과 노스텔지어가 있다. 김천에서 영주까지 가는 경북선을 타고 가다 보면 중간에 용궁역이 있다. 지나가면서 보기에는 사람이 별로 많이 타지 않는 한가한 시골 역이다. 그러나 지나칠 때마다 그 역의 환상적인 이름이 나의 호기심을 유발시키곤 하였다. 왜 이름을 용궁으로 지었을까? 토끼가 간을 빼주려고 갔던 용궁인가.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고 들어갔던 용궁이란 말인가. 아니면 신라 원효가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를 용궁에서 구해왔다는데 그 용궁인가. 아니면 산세가 용의 형상을 하고 있어서 그리 이름을 붙인 것일까? h..

[조용헌 살롱] [1296] ‘쩐’즉시공 공즉시'쩐'

조선일보 2021.05.10 03:00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 도대체 이것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사람을 환장하게 만든단 말인가? 내가 보기에는 전즉시공(錢卽是空)이요 공즉시전(空卽是錢)이다. ‘쩐(錢)’이 곧 공(空)이고, 공이 곧 ‘쩐'이 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가상화폐는 휴대폰 화면이나 컴퓨터 화면에만 보이는 돈이다. 화면에 숫자로만 존재한다. 화면의 숫자. 이것이 가상(假想)이다. 그런데 이 가상이 돈의 실체다. 화면에 숫자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돈이다. 손으로 만져 볼 수가 없는 돈이다. 황금은 금속이다. 손으로 만져보면 묵직한 느낌이 든다. 돈은 묵직한 느낌이 들어야 맞는다. 그래야 돈 맛이 느껴진다. 이것이 지폐로 변했다. 황금에 비해서는 실체감이 훨씬 떨어지지만 지폐도 손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