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조용헌 살롱 16

[조용헌 살롱] [1295] 진신사리와 李컬렉션

조선일보 2021.05.03 03:00 붓다가 죽고 난 후에 나온 사리(舍利)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가 문제였다. 부처님 진신사리에는 신비적 영험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리 분배를 두고 여러 부족 간에 전쟁이 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당시에 가장 신망이 높았던 도나(Dona) 바라문이 분배의 역할을 맡았다. 도나의 중재로 8등분을 하였다. 각기 지역별로 8군데에다가 사리탑을 세웠다. 항아리를 모시는 병탑, 재를 모시는 회탑까지 포함하면 도합 10군데에 탑이 세워졌다. 중재를 맡았던 도나는 사리를 모셨던 항아리를 가졌고, 뒤늦게 현장에 온 모리야족은 화장을 하고 난 후의 재를 가져갔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1/05/03..

[조용헌 살롱] [1293] 황소, 독수리, 코알라

조선일보 2021.04.19 03:00 정치를 좋아하는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2개의 프로가 있다. 동물의 왕국과 UFC이다. UFC는 피, 땀, 눈물이라는 3가지 액체를 흘려야만 하고, 이 고통을 견디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격투기의 핵심은 맷집이다. 동물의 왕국은 삶이 생태계라는 이치를 보여준다. 선과 악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약육강식의 생태계에서 어찌 도덕을 논하겠는가.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1/04/19/CSPJXX4GMFHUPHHKBHPF6IYLXY/ [조용헌 살롱] [1293] 황소, 독수리, 코알라 [조용헌 살롱] [1293] 황소, 독수리, 코알라 www.chosun.com

[조용헌 살롱] [1288] LH와 왕버드나무

조선일보 2021.03.15 03:00 왕버들은 신목(神木)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부동산 가격을 올려주니까 말이다. 그동안에 왕버들이 신령한 나무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보니까 부동산 투기의 기능도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나는 매년 4~5월 무렵에 청송 주왕산에 있는 주산지(注山池)를 보러 가는 취미가 있다. 왕버드나무를 보기 위해서이다. 연못 가운데에 서 있는 왕버들을 보면 신령한 기분이 들고 마음속의 때가 다 씻겨 내려가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몽실몽실 올라오는 아침 물안개에 싸여 있는 이 300년 된 왕버들은 신목의 아우라를 풍긴다. 음양오행에서 말하는 수생목(水生木)의 이치를 이처럼 실감 나게 보여주는 나무도 없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

[조용헌 살롱] [1286] 이건희는 무엇을 남기고 갔는가

조선일보 2021.03.01 03:00 ‘세계 일류’의 자신감이 아닌가 싶다. 한국 사람도 세계 일류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 그가 남기고 간 유산이다. 인간이 자신감을 갖기는 어렵다. 이걸 가지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고 물적 토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1/03/01/U5IH5TP5WNGZNFLZVVE3JJGCKA/ [조용헌 살롱] [1286] 이건희는 무엇을 남기고 갔는가 [조용헌 살롱] [1286] 이건희는 무엇을 남기고 갔는가 www.chosun.com [블로그內 관련기사] blog.daum.net/jeongsimkim/43089 https://www.chosun.com/culture-life/a..

[조용헌 살롱] [1282] ‘미친놈’의 미학

조선일보 2021.02.01 03:00 공자가 정치한다고 주유천하할 때 ‘접여’라는 광인을 만나서 한 소리 들었다. 의역하면 “당신,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이러고 다니는데 말짱 헛일이다. 그게 그리 쉬운 줄 아나. 이거 다 시간 낭비다. 왜 이리 험난한 인생을 살고 있나? 인생 짧다.” 공자가 타고 있던 수레에서 내려 이 인물과 이야기를 나눠보려 하였으나 접여는 총총히 사라져 버려서 대화하지 못했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1/02/01/5JF4IP42U5BV7DD654DGN3IAFM/ [조용헌 살롱] [1282] ‘미친놈’의 미학 [조용헌 살롱] [1282] ‘미친놈’의 미학 www.chosun.com 동양의 광기와 예술(지의회랑 15..

[조용헌 살롱] [1280] 한국 '구라'의 원조

조선일보 2021. 01. 18. 03:03 ‘구라’라고 하는 단어는 점잖지 못한 비속어지만 어떤 경우에는 긍정적인 의미로 쓸 때도 있다. 때로는 고상한 맥락에서 통용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유홍준(72) 선생에게 들었다. 이건 필자에게 지적 자극이 되었다. 재작년이던가. 부산에서 출발하여 대만까지 갔다 오는 그린보트를 1주일 동안 유 선생과 같이 탄 적이 있다. 배를 타고 망망대해에 떠 있는 상황에서는 육지로 나갈 수도 없고, 전화도 오지 않기 때문에 장시간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다. 배의 갑판에 설치한 의자에 앉아 동중국해를 바라보면서 한국 구라의 계보와 전통에 관한 대담을 하게 되었다.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1/01/18/MLQ4H..

[조용헌 살롱] [1264] 영남 선비 집안

조선일보 2020.09.28 03:00 한 5년 전쯤인가. 대구 팔공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유서 깊은 선비 집안을 방문하였다가 그 집 사랑채에서 하룻밤 묵게 되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까 밥상머리에서 집주인이 한마디 했다. “해방 이후로 호남 사람이 저희 집에 와서 잠을 자고 가는 경우는 조 선생님이 처음입니다.” “해방 이후로 제가 처음입니까?” “네, 그렇습니다.” 오리지널 호남 사람으로서 영남의 유서 깊은 선비 집안에 출입한 지가 20년이 넘었다. 20년 정도 지나니까 그 특징이 눈에 들어온다. 우선 말이 신중하다는 점이다. 흥분해서 말하지 않는 습관이 있다. 말을 내뱉어서 약속하면 되도록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러므로 쉽게 약속하지 않고 신중하다.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에 지켜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