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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풍경] 덕유산 자락 뒤늦은 ‘벚꽃 엔딩’… 꽃잎 지고 초록이 핀다

바람아님 2024. 4. 17. 07:31

한국일보 2024. 4. 17. 04:31

거창 병곡마을-수승대-덕천서원-창포원

“꽃이 / 피는 건 힘들어도 / 지는 건 잠깐이더군 /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 아주 잠깐이더군” 최영미 시인의 ‘선운사에서’의 한 대목이다. 어디 선운사 동백만 그럴까. 올해 벚꽃은 예상보다 늦게 피고, 기대보다 일찍 마무리되고 있다. 경남 거창에는 숨겨진 벚꽃 명소가 여럿 있다. 대규모 군락이 아니어서 축제도 없고 사람이 몰리지도 않는다. 주민과 알음알음으로 찾아온 여행객만 호젓하게 산골의 황홀한 봄 정취를 만끽한다.

아는 사람만 아는 능수벚꽃 명소, 병곡마을
병곡마을(병기실마을)은 남덕유산 자락에 위치한, 거창에서도 산골 오지다. 전북 무주 구천동에서 빼재를 넘으면 거창 고제면 삼포마을이고, 이곳에서 다시 고갯마루를 두 번 넘어야 북상면 병곡마을이다. 도로가 개설되기 전까지는 동업령을 넘어 무주 안성면에 닿을 수 있었다. 동업령은 해발 1,320m 고개로 영호남을 잇는 장삿길이었다. 

그런 산골마을이 꽃 피는 봄이면 반짝 주목을 받는다. 함양으로 가는 37번 지방도에서 갈라지는 마을 안길 약 4㎞ 구간에 가로수로 심은 능수벚나무가 분홍빛 꽃가지를 드리우기 때문이다. 능수버들처럼 가지를 아래로 길게 늘어뜨린 모양새라 수양벚나무라고도 부른다.

벚꽃은 늦었지만, 창포원엔 봄이 활짝
용원정과 덕천서원은 거창의 소문난 벚꽃 명소다. 아쉽게도 지난주 이미 절정을 지나 화사한 벚꽃놀이는 내년을 기약해야 할 듯하다. 마리면 용원정 앞에는 작은 하천을 가로지르는 돌다리가 있다. 쌀 1,000석을 들여 만들었다고 해 ‘쌀다리’라 불린다. 정자와 이 다리 주변에 10여 그루의 벚나무가 가지를 펼쳤는데, 아담한 계곡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광을 빚는다. 지난 11일 흐드러진 벚꽃 아래서 작품 하나 건지려는 사진작가와 모델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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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풍경] 덕유산 자락 뒤늦은 ‘벚꽃 엔딩’… 꽃잎 지고 초록이 핀다

 

[느린 풍경] 덕유산 자락 뒤늦은 ‘벚꽃 엔딩’… 꽃잎 지고 초록이 핀다

“꽃이 / 피는 건 힘들어도 / 지는 건 잠깐이더군 /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 아주 잠깐이더군” 최영미 시인의 ‘선운사에서’의 한 대목이다. 어디 선운사 동백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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