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氣칼럼니스트/선우정 칼럼

[선우정 칼럼] 한국 역사상 최저질 외교 논쟁

바람아님 2022. 10. 5. 08:00

조선일보  2022. 10. 5. 00:05

한국은 외교로 죽고 사는 나라다
그래서 논쟁이 잦다
나라 살린 논쟁도 죽인 논쟁도 있다
그런데 이런 저질은 정말 처음 봤다

외교 사절 김홍집에 의해 일본에서 반입된 외교지침서 ‘조선책략’을 유생들이 벌 떼처럼 공격했다.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가슴이 떨리며 통곡했다”고 했다. 책의 핵심 내용은 “중국을 더 가까이 하고 일본, 미국과 손을 잡아 조선 스스로 강해짐으로써 러시아를 막으라”는 것이다. 1880년, 러시아의 팽창이 지금보다 더 세상을 위협하던 때였다. 중국 외교관이 중국 정부의 세계 전략에 따라 썼고 친중(親中)을 앞세웠다. 그런데 중국을 받드는 유생들이 저자를 “사문난적(斯文亂賊)의 효시”라고 비난하면서 “책을 반입한 김홍집을 벌하라”며 들고 일어났다.

(중략)
한국은 외교로 죽고 사는 나라다. 요충지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외교 논쟁이 잦다. 나라를 살린 논쟁도, 죽인 논쟁도 있었다. 그런데 과문한 탓인지 이번과 같은 저질 논쟁은 처음 봤다. 정치의 지력이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았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나라는 돈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나라를 지탱하는 것은 “민도(民度)”라고 부르는 사회 구성원의 수준, 특히 엘리트의 지력이다. 이런 정치, 국회를 방치하면 남이 건드리지 않아도 나라는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https://v.daum.net/v/20221005000512241
[선우정 칼럼] 한국 역사상 최저질 외교 논쟁

 

[선우정 칼럼] 한국 역사상 최저질 외교 논쟁

외교 사절 김홍집에 의해 일본에서 반입된 외교지침서 ‘조선책략’을 유생들이 벌 떼처럼 공격했다.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가슴이 떨리며 통곡했다”고 했다. 책의 핵심 내용은 “중국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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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註] 만인소 : 조선왕조는 왕조 국가이지만 조정의 시책이 잘못되었을 경우 유생들이 개별적으로 또는 집단적으로 자신들의 의견과 주장을 내세울 수 있었다.

유생들의 집단적인 상소는 16세기 전반까지는 성균관·4학유생(四學儒生)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그러나 16세기 중엽 이후 지방 사족(士族)들의 세력 증대에 따라 유생 집단이 형성되면서 지방 유생들에 의해서도 주도되기 시작하였다.

지방 유생들의 집단 상소는 처음에는 수백 인이 연명하는 정도의 규모였다. 그러나 후대로 내려가면서 1000명대를 능가하는 규모로 더욱 커져갔다. 그리하여 18세기 말 이후에는 1만인 내외의 유생들이 연명한 대규모의 집단 상소도 간혹 나오게 되는데, 이를 일컬어 흔히 만인소라 하게 되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