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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근의 경제학 책갈피] 노인 구하기는 이제 그만… 노인이 세상을 구하게 하라

바람아님 2016. 6. 19. 05:23

(출처-조선일보 2016.06.18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폴 어빙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사진2050년까지 가장 빠르게 늙어갈 나라는 일본, 한국, 홍콩 등이다. 

미국 통계국은 2050년 일본, 한국, 홍콩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을 40.1%(1위), 35.9%(2위), 

35.3%(3위)로 각각 예측했다. 세 명에 한 명 이상이 노인이라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는 이로 인해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저성장이 고착화될 것을 우려한다. 

여기에 '다른 시각'을 제시하는 책이 나왔다. 

미국 밀켄 경제연구소가 발간한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아날로그)'이다.

고령화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면 이제 노인들을 어떻게 구할지는 그만 이야기하고 

노인들이 이 세상을 어떻게 구할 것인지 이야기하자는 게 이 책의 주장이다. 

어떤 이들은 70세가 넘은 정치지도자에 대해 나이가 많다고 비판하지만 다른 사례도 많다. 

워런 버핏은 87세의 나이에도 전설적 투자자로 명성이 자자하고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역시 70대에 

국가 분쟁에서 탁월한 중재 역량을 보였다.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책 사진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폴 어빙/ 아날로그(글담) 

2016.05.01/ 392/ 원제 The Upside of Aging

도서관정보 - 331.3-ㅇ294ㄱ / [양천]책누리실(2층)


젊은 사람은 빨리 배우지만 나이 든 사람축적된 지식의 양 자체가 많고 풍부한 경험이란 

강력한 무기가 있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 '인턴'에서 70세의 로버트 드니로가 30세의 CEO를 도와 

회사를 잘 이끈 것도 바로 경험 때문이다. 노인들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근거는 또 있다. 

경제의 영역에서다. 이들은 금융시장과 산업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다. 

'50+(플러스) 세대'는 능력도 있고 일할 의지도 있는데 일이 없는 50~64세 사람들을 가리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미국 양도성 예금증서의 85%, 

채권과 주식의 79% 등 모든 금융자산의 72%를 소유하고 있다. 

이쯤 되면 미국 금융시장은 '50+'세대가 좌지우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에서 생산한 차량의 49%, 고급차량의 48%, 호화 여행상품의 60% 그리고 각종 주류의 51%를 

이들이 구입한다. 또한 손주들의 옷 역시 엄마 아빠보다 50+ 세대가 더 많은 돈을 쓴다.


이 책의 원제는 '고령화의 괜찮은 면'이다. 

우리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고령화의 괜찮은 면을 개척하는 것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이다.


<고령화 시대의 경제학>

(출처-조선일보  2011.02.08)



#2030년 독일. 스벤 다로프라는 노인이 자신의 돈을 가로챈 의료보험사를 상대로 인질극을 벌인다. 

사회보장제도가 붕괴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독일 사회는 충격에 빠진다. 

사건의 발단은 독일 정부가 인구 고령화에 대처하기 위해 연금지급액을 낮추면서다. 국민적인 반발로 노인들 사이에서 

반체제 운동의 조짐마저 보였다. 다로프 같은 노인들이 급속히 늘고 있었다.  

2007년 독일 ZDF 방송이 방영한 ‘2030 노인들의 봉기’라는 TV시리즈의 줄거리다. 다소 황당한 설정들도 포함된 

작품이지만 고령화 문제에 깊이 천착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반향을 불러왔다.
인류의 수명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저출산 문제까지 겹치면서 인구 고령화가 전 지구적인 관심사로 부상했다. 

신간 <고령화 시대의 경제학>은 고령화에 대한 고민을 담은 책이다. USB의 선임경제고문인 저자는 

“고령화 논란의 핵심은 돈”이라고 단언하며 고령화로 빚어질 사회·경제적 변화들을 심층적으로 조명한다.
저자는 우선 세계 곳곳에서 고령화가 외면되는 현상을 개탄한다. 

사회의 미래가 달린 일이지만 이슈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고령화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이 나오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사회제도가 어떻게 변하고 어떤 위기와 기회가 

찾아올 것인지, 노령연금은 누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치열한 논쟁이 거듭되어야 한다.”
문제를 제기하는 데서만 그치지 않는다. 정부와 개인 차원의 해결책도 제시한다. 

저자는 연금을 더 많이 내면서도 적게 받는 구조가 필연적이라고 강변한다. 

그에 대비해 근로자들이 더 많은 자금을 노후대비용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고령화 문제도 비교된다. 두 지역의 고령화가 세계경제를 어떻게 바꿀지 조망한다.
저자는 특히 고령화가 개도국에게 기회이자 위기라고 진단한다. 고령화가 가시화되는 2030년까지 활발하게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생산인구가 선진국보다 넉넉해서다. 

그러나 미리 사회보장제도를 갖추지 못한 채 저성장에 빠진다면 삽시간에 국가경제가 붕괴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도 경고한다.

저자는 고령화 문제를 시장논리에만 맡겨둘 수 없다고 강변한다.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사회적인 부를 재분배하도록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유층의 세금을 

늘리도록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줄어든 연금을 감수하면서 국가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한국은 사실 고령화를 가장 심각하게 다뤄야 하는 나라다.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기업, 개인이 모두 대처해야 하지만 한국의 고령화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고령화된 사회의 미래를 엿보고 싶은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