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17.03.03 01:36
조선 시대 영어학습을 위해 만들어진 교재로 알려진 책이 온라인 커뮤니티, 페이스북 등 SNS에서 누리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교재가 알려주는 영어 단어 발음법을 그대로 읽고 따라 해본 누리꾼들은 대체로 "지금보다 낫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베지터블', '라이스' 등 현대식 한글표기와 비교해 영어식 발음에 더 가깝다는 의견이다.
이 교재는 한자와 함께 로마자 알파벳과 영어 단어, 발음 등을 교육하고 있다. 지금 교재와는 사뭇 다른 독특한 한글 발음표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교재는 한자 '나물 채(菜)', '푸성귀 소(蔬)' 등의 영어를 'Vegetable'로 소개하며 한글 발음 표기로 '뻬쥐타불'이라 기록하고 있다. 한자 '나무 목(木)'은 영어로 'Tree'라고 적고 한글 표기로 '투리'라고 가르치는 식이다.
특히 원래 영어의 발음과 최대한 가깝게 발음할 수 있도록 한글을 표기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벼 화(禾)' 한자를 영어로 'Rice'라고 적으며 한글로 '으라이쓰'라고 표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글 표기로는 영어 알파벳의 'R'을 정확하게 발음할 방법이 없어 '으라'라고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식 표기인 '라이스'와 다른 구조다.
이밖에 '아이 아(兒)'는 '촤일드', '임금 군(君)'은 '으룰러'라고 표기하고 있다. 다수의 영어 단어가 이처럼 지금은 쓰이지 않는 자음 표기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교재는 언제 누가 만들었을까. 교재의 이름은 '아학편'으로 책의 이름처럼 당시 아동들의 실용한자 교육을 목적으로 집필된 학습서다. 다산 정약용이 쓴 책을 지석영이 편집해 1908년 엮은 것이다.
오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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