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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138] 칼 찬 순사보다 무서운 것

바람아님 2019. 2. 19. 07:41

(조선일보 2019.02.19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로버트 머피 '정치의 자본주의 비틀기'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내 생각에 이 정권은 국민의 생업을 염려하는 마음이 없고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국민이 고통을 받아도

시정할 생각이 없는 역대 최악의 정권이다.

그래도 이 정부가 준 '선물'도 있다. 기업을 탄압해서 기업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된 것과

공식 언론을 장악해서 수많은 인재, 논객의 유튜브 진출을 유도한 것이다.

꽤 근래까지도 기업가들에 대해서는 이질감과 편견을 많이 가졌었다.

그랬는데 이 정부 들어서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상한제 같은 조처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존폐 위기에 몰리고

자영업이 속속 무너지는 게 아닌가.

그래서 기업 없이는 나라의 번영과 국민 생활 안정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기업에 감사하는 마음이 일고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로버트 머피는 위의 저서에서 정부의 기업에 대한 간섭과 통제가 어떻게 국가 경제를 망치고 국민을 고통과 궁핍으로

몰아넣는가를 조목조목, 여러 생생한 예를 들면서 설파하고 있다. 미국의 국영 철도 앰트랙 등 국영 기업들이 세금 먹는

공룡이 된 모습은 소름이 돋는데 그것이 곧 이번에 예타 조사를 면제하고 마구 시행하는 거대한 SOC 공사들의

장래가 아니겠는가.


그동안 우리 국민이 자본주의와 기업에 대해 나쁜 관념을 갖게 된 것은 아마도 자본주의의 여건이 부실했던 풍토에서

종종 양심 불량, 역량 미달 사업가들이 불량 상품이나 서비스를 한동안 팔다가 한몫 잡으면 잠적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제 기업 할 여건이 대강 구비되어서 불량·부실 기업이 도태되고 선진 기업 문화가 정착되고 있는데

현 정권이 들어서서 기업의 숨통을 조이며, 나라 경제를 실험 대상으로 삼아 실패를 거듭해도

'우리 사전에 중도 포기란 없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니 나라가 완전히 망가지지 않는가.

이야말로 칼 찬 일제 순사보다 몇백 배 무시무시한 전횡이다.


일본의 순사는 조선 땅에서만 칼을 찾던 것이 아니었고 순사의 대검(帶劍)은 일본 본토에서 1883년부터 시행된 제도였다.

어느 직종에나 악질·저급 인간이 있기 마련이지만 일본 순사라고 다 악랄했던 것은 아니다.

1910년대까지는 교사도 칼을 찾는데 일본인 교사 중에는 영특한 조선인 제자가 가정 형편이 어려우면 백방으로

노력해서 진학을 도와준 사람이 많았다. 문재인 정부는 공포의 독선을 그만두어 주기 바란다. 



정치의 자본주의 비틀기
로버트 P. 머피 원저/ 이춘근 옮김/ 비봉출판사/ 2016/ 276 p
322.01-ㅁ414ㅈ/ [강서]2층 인문사회자연과학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