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더,오래] 주기중의 오빠네 사진관(11) 빙판 위의 패션모델, 재두루미

바람아님 2019. 12. 7. 08:02
[중앙일보] 2019.12.03 13:00

[더,오래] 주기중의 오빠네 사진관(11)

 
‘겨울진객’ 두루미가 돌아왔습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철원의 들판과 한탄강 일대는 철새의 낙원입니다.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두루미는 크게 두루미(멸종위기Ⅰ급, 천연기념물 제202호), 재두루미(멸종위기Ⅱ급, 천연기념물 제203호), 흑두루미(멸종위기Ⅱ급, 천연기념물 제228호) 세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같이 귀하신 몸입니다.
 
두루미는 우리가 ‘학’으로 부르는 새입니다. 머리 꼭대기가 붉어 영어로는 ‘Red-crowned Crane’이라고 합니다. 꼬리 깃털이 검습니다. 재두루미는 이름처럼 몸 색깔이 잿빛입니다. 눈과 이마 부분이 붉고, 꼬리는 흰색입니다. 흑두루미는 머리를 제외한 몸과 다리가 검은색입니다. 주로 순천만 일대에서 월동합니다. 
 
해마다 겨울이면 두루미를 맞으러 철원에 갔습니다. 그동안 촬영했던 두루미와 재두루미 모습을 의인화해서 꾸며봤습니다.

 
 두루미가 빙판 위에 고인 물을 먹는 모습. [사진 주기중]

두루미가 빙판 위에 고인 물을 먹는 모습. [사진 주기중]

 
재두루미 수컷이 몸을 낮추고 프러포즈를 합니다. 장미꽃은 없지만 양다리를 접어 하트를 만듭니다. 암컷은 콧대가 센가 봅니다. 고개를 돌립니다. 일단 튕기고 봅니다.

        

재두루미 가족.

재두루미 가족.

 
재두루미 가족이 소풍을 가나요? 왼쪽의 아빠 재두루미가 하나 둘, 하나 둘 하며 구령을 붙입니다. 신이 난 막내(유조-어린 재두루미는 황색이다)는 맨 앞에 서서 걸어갑니다. 할아버지 재두루미는 맨 뒤에서 뒷짐을 지고 따라갑니다.  
          

재두루미 무리.

재두루미 무리.

 
두루미 마을에 결혼식이 있나요? 재색 예복으로 한껏 멋을 낸 재두루미 무리가 마을을 나섰습니다. 연미복을 입은 뒤태도 아름답습니다.
 
노래 부르는 재두루미 부부.

노래 부르는 재두루미 부부.

 
두루미 마을에 콩쿠르가 열렸습니다. 듀엣으로 나선 재두루미 부부가 목청껏 노래를 부릅니다. 눈이 내려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뚜뚜루 뚜루~~~” 공기 반, 소리 반입니다. 주민들이 몰려듭니다.

 
두루미 수컷의 영역 다툼.

두루미 수컷의 영역 다툼.

 
두루미 수컷 두 마리가 영역 다툼을 벌입니다. 멋진 날아 차기로 가슴을 공격합니다. 그러나 막싸움은 아닙니다. 심판도 있고, 관중도 지켜보는 스포츠 경기입니다. 

 
어미 두루미와 새끼 두루미.

어미 두루미와 새끼 두루미.

 
어미 두루미와 새끼 두루미가 에어쇼를 선보입니다. 어깨를 맞대고 날개를 엇갈리게 펼치는 고난도의 묘기입니다. 그 모양이 쑥부쟁이 꽃을 닮았습니다.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합니다.

 
우아하고 기품 있는 두루미의 걸음.

우아하고 기품 있는 두루미의 걸음.

 
두루미는 나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걷는 모습도 우아하고 기품이 있습니다. 재두루미 무리가 꽁꽁 언 한탄강 얼음 위를 걷고 있습니다. 걸음걸이가 고혹적입니다. 재두루미는 빙판의 패션모델입니다.

 
아주특별한사진교실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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