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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참가자들이 기다린 ‘고도’는 무엇이었을까 [문소영의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

바람아님 2024. 3. 1. 01:50

중앙일보 2024. 3. 1. 00:34

작가 레지스탕스 경험 담긴 희곡
‘고도’는 해방과 온갖 동경 상징
3·1운동도 여러 동기의 복합체
근대적 시민 탄생 운동으로 봐야

연극은 두 나이든 남자가 ‘고도(Godot)’라는 미지의 인물을 기다리지만, 그는 언제나 ‘내일 오겠다’는 말만 전할 뿐이고 기다림이 계속된다는 내용이다. 작가 베케트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이 희곡을 썼다. 

고도는 정녕 누구란 말인가? 이 극을 처음 ‘부조리극’이라 부른 영국의 연출가 에슬린은 이런 말을 했다. 1960년대 폴란드 관객은 고도가 소련으로부터의 해방이라고 생각했고, 알제리 농부들은 고도가 공염불이 된 토지개혁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처럼 시공간을 초월해 각자가 처한 현실에 대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고도를 기다리며’의 매력인 것이다.

그렇다면 105년 전 이맘때, 이 땅의 사람들이 기다리던 고도는 무엇이었을까? 어떤 고도를 위해서 수많은 사람이 전국적 조직이나 지도자도 없이, 요즘 같은 통신망도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거리로 뛰어나오게 된 것일까? 권보드래 교수의 『3월 1일의 밤』(2019)에 따르면 당시 일제의 통계로도 3·1운동 참가자 수가 60만~100만 명으로 조선 인구의 3.7~6.2%에 달했다. 

3·1운동은 각자의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그 소망을 폭발시키며 근대적 시민으로 거듭나기 시작한 운동이었다. 여전히 각자의 고도를 기다리는 우리에게 끝없는 영감을 주는 이유다.


https://v.daum.net/v/20240301003415967
3·1운동 참가자들이 기다린 ‘고도’는 무엇이었을까 [문소영의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

 

3·1운동 참가자들이 기다린 ‘고도’는 무엇이었을까 [문소영의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

얼마 전 신구·박근형·박정자 등 전설적인 노(老)배우들이 열연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봤다. 예전에 본 공연들에서는 중년 배우들이 상황의 부조리함을 강조하기 위해 ‘데드팬(무표정

v.daum.net

 

3월 1일의 밤
폭력의 세기에 꾸는 평화의 꿈

저자         권보드래
출판         돌베개  |  2019.3.1.
페이지수  647 | 사이즈    146*224mm
판매가      서적 24,3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