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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곤 칼럼] 의정 충돌에서 드러난 대한민국의 민낯

바람아님 2024. 3. 26. 01:13

중앙일보 2024. 3. 26. 00:42

응급실 비운 의사 비난받아 마땅
디테일 없이 우격다짐, 정부도 문제
이념보다 뿌리 깊은 계층갈등 노출
애꿎은 국민만 각자도생 내몰려

이유야 어떻든 이번 의정 충돌에서 의사가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을 떠난 건 유감이다. 선배들이 목숨을 걸고 지킨 곳을 너무 쉽게 포기했다. 환자를 등지는 모진 행태에 국민은 놀라고 실망했다. 환자를 내 가족이라고 여겼으면 그랬겠나. 중증·응급환자만이라도 번갈아 지켰으면 더 많은 응원을 받았을 텐데 아쉽다. 환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의 발언은 도를 넘었다. 환자 곁에 남은 전공의를 조롱했다. “평생 박제해야 한다”는 식의 위협을 서슴지 않았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의사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어리석은 발상”이라고 말했다. 우월감과 특권의식이 묻어나는 부적절한 발언이다. ‘겸손한 자가 강한 자’라는 진리를 모르는 모양이다....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온 나라가 이기심의 수렁에 빠졌다.

이번 사태는 의사도 잘못했고, 정부도 잘못했다. 양비론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국민을 불안하게 한 것만으로도 양측 모두 할 말이 없게 됐다. 사과부터 해야 한다. 의정 충돌을 중재할 만한존경받는 어른도, 정치인도 안 보인다. 섣불리 나섰다가 망신만 당할 분위기다. 그러는 사이 국민은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며 각자도생의 정글로 내몰렸다. 의지할 곳이 없다. 나라가 어수선하다.


https://v.daum.net/v/20240326004215042
[고현곤 칼럼] 의정 충돌에서 드러난 대한민국의 민낯

 

[고현곤 칼럼] 의정 충돌에서 드러난 대한민국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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