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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 톨스토이는 왜 不倫의 여주인공을 사랑했을까

바람아님 2024. 7. 2. 01:17

조선일보  2024. 7. 1. 23:59

‘안나 카레니나’는 처음 읽으면 가정 파괴하는 불륜 소설
두 번째 읽으면 도덕 운운하는 사회의 위선과 이중성 비판
세상은 당장 심판을 원하지만, 문학은 커튼 뒤를 드러낸다

“나를 향한 그의 사랑이 끝난 거죠.”(He stopped loving me.) 프랑스 여배우 잔느 모로가 자신을 떠나간 연인(루이 말 감독)에 관해 남긴 말은 그것이 전부였다. 프랑스인답다고, ‘쿨’하다고 생각했더니만, 실은 그녀 자신이 만만찮은 연애 편력자였다. 내가 자유로우면 상대도 자유로이 풀어주고, 내 사랑이 끝나면 그의 사랑도 보내주기 쉬울 듯하다.

두 시인 차이는 식어버린 열정의 대응 방식에 있다. 실제 삶에서 푸시킨은 사랑의 승자였고, 레르몬토프는 패자였다. 돈주앙을 자처할 정도로 연애꾼이던 푸시킨은 열세 살 연하의 미인을 만나 가정에 정착했다. 사랑에 운이 없던 레르몬토프는 항상 상처받으며 그 상처에 복수하듯 또 정복을 일삼았다. 두 시인 모두 이른 나이에 결투로 생을 마감하는데, 푸시킨이 아내의 불륜 상대로 소문난 연적 손에 죽었다는 사실만큼은 아이러니다.

‘불륜’은 도덕률에 대한 배반이다. 꼭 사랑해서 결혼했거나 내내 사랑해온 부부가 아닐지라도, 혼인 상태에서의 불륜은 두 당사자 간 약속을 넘어 가족, 사회, 법, 때로는 신앙의 ‘신성한’ 서약을 깨뜨리는 행위에 해당한다. 그래서 사사(私事)임에도 공사(公事)다.

톨스토이는 소설 맨 앞에 성경 구절을 적어놓았다. ‘복수는 나의 것, 내가 갚으리라.’ 복수는 하나님 일이니, 인간은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는 얘기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가. 신의 섭리와 인간 본성의 상호모순을 누구보다 명철히 꿰뚫어 본 톨스토이였기에 ‘안나 카레니나’ 같은 명작을 쓸 수밖에 없었던 거다.


https://v.daum.net/v/20240701235913863
[자작나무 숲] 톨스토이는 왜 不倫의 여주인공을 사랑했을까

 

[자작나무 숲] 톨스토이는 왜 不倫의 여주인공을 사랑했을까

“나를 향한 그의 사랑이 끝난 거죠.”(He stopped loving me.) 프랑스 여배우 잔느 모로가 자신을 떠나간 연인(루이 말 감독)에 관해 남긴 말은 그것이 전부였다. 프랑스인답다고, ‘쿨’하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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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상권)(개정판)(톨스토이 문학전집 4)
저자           L.N. 톨스토이  | 역자     윤우섭
출판          작가정신  |  2010.12.7.
페이지수   824 | 사이즈    128*188mm
판매가       서적 1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