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8. 16. 23:55
나심 탈레브의 책 ‘블랙 스완’에는 칠면조 우화가 나온다. 아침이면 먹이를 받아먹는 칠면조가 있었는데 하루도 빠지지 않는 일상이었다. 아침에 모이를 준다는 칠면조의 생각은 점차 확신으로 변했다. 그렇게 농장에서 1000일을 보낸 칠면조에게 1001일 되던 추수감사절 전날이 찾아왔다. 그날 농장주의 손에는 모이가 없었다. 대신 그는 칠면조의 모가지를 움켜잡았다. 칠면조의 운명을 결정한 건 평온했던 1000일이 아니라, 1001일이 되던 그 하루였다.
문학 포럼에서 음식이 상하기 가장 좋은 곳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습하고 더운 장소를 떠올리는데 시인의 입에서 냉장고라는 답이 바로 나왔다....우리 중 누구도 냉장고 안에선 음식이 썩지 않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심보르스카’는 노벨문학상 수락 연설문 ‘시인과 세계’에서 중요한 건 “나는 모르겠어!”라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재자, 광신자, 정치가의 특징이 당신이 모르는 걸 “나는 알고 있다!”라고 선언하는 것이며 그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그 하나만으로 영원히 만족”한다고 지적한다. 확신은 정치인과 선동가의 언어지 지성인의 언어가 아니다. 확신은 쉽게 부패한다. 우리가 기존 신념을 깨는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끝없이 의심하고 실험하는 과학자와 시인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다.
https://v.daum.net/v/20240816235515901
[백영옥의 말과 글] [367] 확신의 함정
블랙 스완
위험 가득한 세상에서 안전하게 살아남기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 역자 차익종
출판 동녘사이언스 | 2018.4.30.
페이지수 647 | 사이즈 153*226mm
판매가 서적 25,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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