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9. 10. 00:33
[방현철의 경제로 세상 읽기]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가 말하는 가계부채의 경제학
10년 전인 2014년 아티프 미안 프린스턴대 교수와 아미르 수피 시카고대 교수는 ‘빚으로 지은 집(House of Debt)’이란 책으로 경제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전 미국 재무장관)는 “아마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뒤이은 대침체에 관한 가장 중요한 책”이라고 극찬했다. 두 경제학자는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에서 촉발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원인을 은행의 실패보다는 과도한 빚에 짓눌린 가계가 원리금 부담 때문에 소비를 줄이면서 경제가 고꾸라지기 시작한 데서 찾았다. 한국의 2분기(4~6월) 가계 부채는 1896조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인데, 비슷한 길을 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 ‘빚으로 지은 집’, 즉 과도한 주택 대출이 왜 경제에 위험한가.
“첫째, 가계 부채가 부실화되면 금융 시스템을 위험에 빠트리고 붕괴시킬 수 있다. 금융 위기가 올 수 있다. 둘째, 이자 부담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고 소비 여력이 없어질 수 있다. 내수가 침체되는 것이다. 셋째, 부동산 투기가 조장돼 거품이 생기고 부의 불평등이 심해져 사회적 불안 요인이 된다.”
- 한국은행은 가계 부채가 경제 규모의 80%가 바람직하다고 한다.
“한은이 내부 연구로 적정 가계 부채 비율을 국내총생산(GDP)의 80%라고 분석했다. 작년 말 현재 한국의 이 비율은 93.5%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80%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80%라는 국제 기준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미국 등 선진국의 가계 부채 비율이 70~80%가 많기 때문에 그렇게 봐도 될 것 같다. 미국은 73%, 일본은 63% 정도다. 한국은 이미 과다한 가계빚 부담에 소비 여력이 감소해 내수 침체와 성장 둔화를 겪고 있고, 연체가 늘고 부실도 느는 구간에 들어가 있다.”
- 그러면 정부가 할 일은?
“가계 부채 증가를 막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주택 가격 안정에 있다.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하는 등의 정책을 펴야 한다.”
―저금리 시대가 다시 온다면.
”다시 가계 부채가 커지고 부동산 거품이 생길 수 있다. 국민이 코로나 때 금리 인하로 부동산 가격이 2~3배 뛸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연준이나 한은이나 금리를 큰 폭으로 내려 완전한 저금리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저금리 시대엔 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가계 부채 부실을 사전에 관리해야 한다. 거품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금융 감독도 철저히 해야 한다.”
https://v.daum.net/v/20240910003332713
“1900조 육박한 가계빚, 부실 막기가 우선 목표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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