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11. 5. 00:31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지 않고 한덕수 총리가 대독했다. 2013년 이후 매년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찾아 예산안을 설명했는데 11년 만에 불참했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통해 각종 현안과 의혹에 대해 직접 설명해야 한다는 각계 요구가 컸지만 이를 무시한 것이다.
대통령실 등에선 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밀어붙이며 대통령에 대한 비난과 결례를 범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정연설은 국민에게 나라 살림과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보고하는 자리다. 야당의 야유나 피켓 시위가 싫다고 피할 일이 아니다. 만일 야당이 결례를 범한다면 국민이 평가할 것이다.
대통령실은 명씨 논란에 대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전 국방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한 것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으나 무시하고 출국까지 시켰다. 폭언을 한 참모, 음주 운전을 한 참모에 대해서도 주위 고언을 무시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런 문제들로 총선에서 패한 후엔 많은 사람들이 “국정 스타일을 확 바꿔달라”고 조언했지만 변화는 전혀 없었다. 참모들과 주변 지인들까지 김 여사 문제 조기 해결을 고언했지만 거부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연금·노동·교육·의료 등 절체절명의 4대 개혁은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회 입법권을 장악한 야당을 아예 보지도 않겠다는 식으로 외면하고 국민과 소통할 자리도 피하면서 어떻게 개혁 입법을 할 수 있나. 윤 대통령이 위기를 벗어나 국정 개혁을 하려면 주변의 조언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의혹과 국정 쇄신에 대해 이달 중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많은 고언들에 대한 대답이 거기에 담겼으면 한다.
https://v.daum.net/v/20241105003123230
[사설]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 담겨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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