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평화로운 전원 배경의 부부 초상화가 폭로하는 건… 땅을 사랑한 정략결혼[양정무의 미술과 경제]

바람아님 2024. 11. 6. 00:02

동아일보  2024. 11. 5. 22:57

18세기 부동산 소유욕 부각한 그림
英 게인즈버러 ‘앤드루 부부’ 초상화… 대농장 배경으로 자신감 있는 표정
화가는 앤드루 부인 가문의 채무자
그림으로 갚으며 불편한 감정 녹여

땅에 대한 욕망을 가장 잘 담은 작품이라면 18세기 영국 화가 토머스 게인즈버러가 그린 ‘앤드루 부부’ 초상화가 아닐까 한다. 평범한 부부 초상화처럼 보이지만 배경에 보이는 드넓은 땅 모두가 이 부부가 소유한 거대한 농장이다. 실제로 그림 속에서 땅을 그린 부분이 크게 강조되어 있어,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을 중심으로 부부 초상화를 그렸다는 점에서 독특한 삼중 초상화라고 불릴 만하다.

앤드루 부부는 자신들의 집과 대농장 사이에 있는 오크나무의 벤치에 앉거나 기대어 자세를 취하고 있다. 보통은 집을 배경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그림은 반대이다. 이 부부는 자신들이 새롭게 소유한 넓은 토지를 더 과시하고자 한 것이다.

로버트 앤드루가 들고 있는 장총과 축 늘어진 화약 자루가 앤드루의 무능한 성기능에 대한 비유라는 해석도 있고, 앤드루의 왼편에 그려진 당나귀를 멍청이라는 욕설이라고 보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주문자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게인즈버러가 개인적 감정을 그림에 녹였다는 것이다.


https://v.daum.net/v/20241105225717944
평화로운 전원 배경의 부부 초상화가 폭로하는 건… 땅을 사랑한 정략결혼[양정무의 미술과 경제]

 

평화로운 전원 배경의 부부 초상화가 폭로하는 건… 땅을 사랑한 정략결혼[양정무의 미술과 경

영국 화가 토머스 게인즈버러의 1750년경 그림 ‘앤드루 부부’. 배경의 땅은 부부가 결혼하면서 합쳐진 대농장이다. 토지 소유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사진 출처 영국 런던 내셔널 갤러리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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