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세상이야기

죽기 전 렘브란트 전시회에 방문한 여인

바람아님 2015. 3. 13. 10:49

국민일보 2015-3-12

 

 

"죽기 전에 렘브란트의 그림이 보고 싶어요."

루게릭 병을 앓고 있던 78세의 여성이 지난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을 찾았다. 병원 침대에서 생을 마칠 준비를 하고 있던 그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다. 침대에 누운 채 조용히 렘브란트의 초상화를 감상하는 여성의 모습은 10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여성의 소원을 들어준 것은 네덜란드의 '소원 앰뷸런스 재단'이다. 이 재단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들, 특히 침상을 떠날 수 없는 말기 환자들에게 특별한 여행을 선물하고 있다.

'소원 앰뷸런스 재단'을 만든 키스 벨드보어는 전직 구급차 운전사였다. 그는 2006년 11월 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동시키던 중 환자가 과거에 선원 생활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때마침 구급차는 운하 근처를 지나고 있었고, 벨드보어는 환자를 위해 운하 앞에 차를 세웠다.

"우리는 아름답고 화창한 날 그곳에 한 시간 동안 머물렀습니다. 환자의 얼굴에선 기쁨의 눈물이 흘렀죠." 벨드보어는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상했다.

벨드보어는 당시 환자에게 죽기 전 다시 배에 탈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회사 상사와 보트 여행사의 도움을 받아 정말로 그 약속을 지켰다. 환자는 침대에 누운 채 배에 올랐고 생애 마지막 항해를 즐겼다.

이 일을 계기로 벨드보어는 2007년 4월 '소원 앰뷸런스 재단'을 설립했다. 현재 전문적인 의료 교육을 받은 230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고 6대의 구급차가 마련돼 있다. '소원 앰뷸런스 재단'은 지금까지 6000여명의 소원을 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