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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창] 無人자동차가 만들어낼 새로운 세상

바람아님 2015. 3. 23. 09:53

(출처-조선일보 2015.03.23 김대식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

지난 100년 세상 바꾼 자동차… 전기·무인車 등장으로 새 국면
인공지능 갖추고 他사물과 교신, 스스로 이동하면 소유 불필요
주차장과 정비소 등 사라지고 '승차자 즐거움'이 경쟁력 돼


	김대식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 사진
김대식 KAIST 
전기및
전자공학과 교수

세단, 경차, SUV, 스포츠카… 대부분 가구마다 한 대 정도는 가진 자동차의 역사는 사실 그다지 길지 않다. 

1866년 독일 발명가 카를 벤츠가 세계 최초의 자동차 특허를 받았지만 당시 자동차는 부유층을 위한 비싼 

장난감에 불과했다. 대중을 위한 자동차 시대는 1908년 미국 포드사의 'T-모델'에서부터 시작된다. 

T-모델의 등장 이후 자동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다. 1900년 초 미국과 유럽 대도시들은 

말과 마차들로 가득 찼지만 불과 14년 후 1차 세계대전 당시 대부분 거리는 이미 자동차들로 혼잡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자동차의 대중화는 주유소·주차장·자동차정비소·자동차보험 같은 새로운 서비스업들이

 필요했고 자동차 생산은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주력 산업으로 발전했다.

그런데 지난 100년간 자동차가 만들어낸 산업·경제·사회적 에코시스템 자체가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전기자동차와 무인자동차의 발전 

때문이다. 미국 테슬라사(社)가 보여주듯 전기자동차의 기술력은 이미 일반자동차 수준과 비슷할 정도다. 

물론 가격경쟁력과 전기 충전의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테슬라사 관련자들이 주장하듯 그들의 장기적 

목표는 사실 전기자동차가 아니라 무인자동차다. 

아니 어쩌면 테슬라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동차 회사가 아닌 자동차 회사'가 될지도 모른다. 이건 무슨 말일까?

자동차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자. 경제적으론 우선 상당히 비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낼 수 있다. 

비싸게 사들여서 대부분 집 또는 회사에 세워 놓으니 말이다. 출퇴근 때 매번 사용하더라도 대부분 운전자 외엔 빈 공간을 

실어 나르고 있다. 비슷한 시간에 세워놓고, 비슷한 시간에 이용하니 도시는 언제나 동시에 주차된 차와 동시에 이동하는 

차들로 붐빈다.

하지만 무인자동차가 등장하면 모든 게 달라진다. 대부분 사람에게 자동차는 단순히 A에서 B로 움직이는 이동수단에 불과하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사용하는 무인자동차는 우리를 원하는 장소에서 픽업하고 내려놓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게 사용 가능하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더이상 자동차를 소유할 논리적 이유가 없어진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으니 

주차장도, 정비소도, 보험도 필요 없다.

예측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무인자동차가 등장하면 현재 자동차의 90% 이상이 불필요해진다고 

한다. 그만큼 공기도 좋아지고, 도로는 줄어든다. 물론 동시에 택시기사, 자동차 딜러, 자동차 정비사, 주차장 관리인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무인자동차가 보편화되는 순간 국내 기업들을 포함한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들이 

사라질 수 있다. 결국 테슬라의 계획은 '자동차를 파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무인자동차에 탑승한 승객들을 상대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의 애플, 구글, 아마존이 되겠다는 계획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크게 세 가지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인간은 개인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운전자가 사라지는 순간 자동차의 경쟁력은 '운전자의 즐거움'이 아니라 '승차자의 즐거움'이 된다. 

하지만 자동차 안에서 글을 읽을 때 느끼는 멀미에서 볼 수 있듯 이동하는 뇌의 욕구와 반감은 움직이지 않는 뇌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앞으로 대한민국 자동차 업체들이 반드시 생각해야 할 문제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