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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증(春困症)

바람아님 2013. 3. 23. 07:27

 

 

 

 

 

 

 

춘곤증(春困症) / 虛天 주응규

 

 

어디선가 아른아른 피어나
나를 감싸 도는
감미로운 햇살과
향긋한 바람이
온몸을 녹이듯 꿈실댄다

 

양지바른 마음의 뜰에
최면에 걸린 아지랑이
새록새록
꽃향내 숨결로
유혹의 손짓을 보낼 제

망연히 자아(自我)를 상실한 채
내가 아닌 내가 되어
야릇이 봄 물결 속을
하염없이 자맥질한다.

 

 

*꿈실대다: 신체 일부를 느리게 자꾸 움직이다.
*야릇이: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이 묘하고 이상하게.
*자맥질: 물속에서 팔다리를 놀리며 떴다 잠겼다 하는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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