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좋은 글

취중 낙서

바람아님 2013. 3. 25. 20:55

 

 

 

 

 

취중 낙서 / 비아 정영옥



봄밤입니다
분명 봄밤입니다
술 기운에 세상을 바라보니
세상이 온통 환한 별바다입니다

일 년에 한 두번 팀 회식에도
안 가던 내가 오늘은 회식에서
처음으로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기분이 아주 좋은 까닭은
마음이 둥둥 떠 있는 까닭은
술이 나를 마셔서 인지
내가 술을 마셔서 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얼마만의 이 느긋한 기분인지
아주 기분 좋은 밤입니다
세상을 향한 나의 항거
누구에게도 녹녹치 않으리라던 의기
마음안의 벽은
나 혼자 쌓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술이 이렇게 기분좋은 묘약인줄
참 오랜만에도 알았습니다
너무 팍팍하게 살아 온 내 인생이
술 만도 못한건 아닌지
사뭇 의심되는 봄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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