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근의 경제학 책갈피] 김용삼 '이승만과 기업가시대'
박정희가 꽃피운 대한민국 경제, 그 시작은 이승만
비가 오랫동안 내리지 않을 때 기우제를 지내는 마루턱을 의미하는 우수현(雩守峴) 남녘,
지금의 남산 서쪽 마을에 한 소년이 살았다. 이 우수현 남녘에서 자랐다 하여 소년의 아호는
우남(雩南).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대통령이자 대한민국의 초대, 2대, 3대 대통령인 이승만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경제대통령 하면 흔히 박정희 대통령을 떠올린다.
대한민국 역사상 경제대통령 하면 흔히 박정희 대통령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승만과 기업가시대'(김용삼·북앤피플)는 "이승만의 경제개발계획을 박정희가 꽃피웠다"며
이승만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있다. 일제의 오랜 수탈로 말라비틀어진, 그것도 모자라 6·25남침으로
폐허만 남은 한반도 반쪽에서 우리 경제의 산업화 기반을 다진 인물이 이승만이라고 갈파하고 있다.
이승만은 '무상몰수·무상분배'의 북한과는 반대로 '유상몰수·유상분배'란 시장경제원리를 반영한
이승만은 '무상몰수·무상분배'의 북한과는 반대로 '유상몰수·유상분배'란 시장경제원리를 반영한
농지개혁을 단행했다.
북한식 농지개혁을 두고 이승만은 "정부가 대지주가 되고 농민들은 다 소작인으로 경작하게 되어
전에는 부호의 노예 되던 것이 지금은 정부의 노예가 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 책은 이승만의 농지개혁 덕분에 오랜 반상(班常)의 차별이나 지주·소작인의 첨예한 계급갈등이 해소되고 시장경제체제가
뿌리내렸다고 평가했다. 또한 "배고픈 사람에게 생선보다 낚싯대를 사달라"며 원조자금을 소비재 도입이 아닌 비료나
시멘트 등의 공장건설로 돌리려 애쓰는 모습에서 이승만의 산업화에 대한 강한 의지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해방 당시 기업인들이 산업보국(産業報國)이란 국가관 실천에 적극 나섰다고 강조한다.
우리 옷감은 우리 손으로 만들자던 김연수, 사업으로 나라에 이바지하자는 이병철, 전쟁 중에도
시설투자를 한 구인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정주영. 그리고 박흥식, 김용완, 설경동,
전택보, 최태섭, 이정림, 정재호, 김성곤, 이양구, 박두병, 조중훈, 김종희, 최종건 등 전쟁의 폐허
속에서 기업을 일구고 키워간 수많은 기업 선구자가 다행히도 우리에게 있었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하지만 시장원리에 입각한 농지개혁을 단행하고 '캔 두 스피릿(can do spirit)'의 의욕을 마련하는 등
박정희 경제기적의 초석을 다진 그의 공(功)에 대해선 정당한 평가도 필요하다.
이 책의 부제는 '성공한 나라 대한민국의 기초가 닦인 피와 땀의 15년'이다.
올해는 해방 70주년이자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서거 50주기다.
성장 동력이 무뎌진 지금, 이승만과 당시 우리 기업인들의 이야기를 되짚어보면서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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