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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오심사형→무죄석방' 피고인, 그림으로 고문 잔혹성 고발

바람아님 2015. 8. 12. 09:17
 연합뉴스 2015-8-11
 
무죄판결 받은 뒤 법원에 손배소 "물·전기 고문에 잠도 안재워"

"마구 때리거나 코에 커피를 들이붓고, 면봉으로 귀를 찔러 잠을 못 자게 했다. 천장에 매달린 채 한두 시간마다 전기충격을 받아 의식을 잃은 적도 있다"

중국에서 살인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수년간 옥살이를 하다 재심 끝에 무죄 판결을 얻어낸 남성이 수사 과정에서 지역 공안(경찰)의 고문을 받아 허위자백을 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묘사한 그림을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중국에서 살인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수년간 옥살이를 하다 재심 끝에 무죄 판결을 얻어낸 류런왕(劉仁旺·53)씨. 류씨는 당시 수사 과정에서 지역 공안(경찰)의 고문을 받아 허위자백을 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묘사한 그림을 공개했다. 사진은 중국 온라인매체 펑파이(澎湃·The Paper)가 보도 화면 캡쳐로 류씨가 공개한 그림의 일부. 2015.8.11 (서울=연합뉴스)

중국에서 살인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수년간 옥살이를 하다 재심 끝에 무죄 판결을 얻어낸 류런왕(劉仁旺·53)씨. 류씨는 당시 수사 과정에서 지역 공안(경찰)의 고문을 받아 허위자백을 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묘사한 그림을 공개했다. 사진은 중국 온라인매체 펑파이(澎湃·The Paper)가 보도 화면 캡쳐로 류씨가 공개한 그림의 일부. 2015.8.11 (서울=연합뉴스)

 

중국에서 살인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수년간 옥살이를 하다 재심 끝에 무죄 판결을 얻어낸 류런왕(劉仁旺·53)씨. 류씨는 당시 수사 과정에서 지역 공안(경찰)의 고문을 받아 허위자백을 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묘사한 그림을 공개했다. 사진은 중국 온라인매체 펑파이(澎湃·The Paper) 보도 화면 캡쳐. 2015.8.11 (서울=연합뉴스)
중국에서 살인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수년간 옥살이를 하다 재심 끝에 무죄 판결을 얻어낸 류런왕(劉仁旺·53)씨. 류씨는 당시 수사 과정에서 지역 공안(경찰)의 고문을 받아 허위자백을 했다면서 당시 상황을 묘사한 그림을 공개했다. 사진은 중국 온라인매체 펑파이(澎湃·The Paper) 보도 화면 캡쳐. 2015.8.11 (서울=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중국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The Paper) 등 보도에 따르면 산시(山西)성 출신 류런왕(劉仁旺·53)씨는 2008년 마을 관리를 총으로 쏴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2010년 사형유예(사형선고 후 일정기간 형 집행을 유예한 뒤 수형생활을 평가해 사형에 처하거나 감형하는 제도)를 선고받은 류씨는 2년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가 2013년 항소 끝에 누명을 벗고 무죄 석방됐다. 해당 사건은 아직 미제로 남아있다.

여기까지는 중국에서 여러 차례 보도된 다른 '오심 사형 판결' 사례와 비슷해 보이지만 류씨는 억울한 사형 판결과 옥살이의 한을 풀고자 조금 다른 방법을 택했다.

 

최근 산시성 뤼량(呂梁)시 중급법원을 상대로 600만 위안의 손해배상 소송을 낸 그는 처음 체포됐을 당시 경찰의 가혹행위를 못 이겨 저지르지 않은 죄를 자백했다면서 당시 받은 고문을 묘사한 그림을 최근 언론에 공개했다.

류씨가 공개한 그림들은 그가 후난(湖南)성의 한 화가에게 부탁해 그린 것으로 아마추어 만화가가 그린 듯 다소 어설프고 담백하게 그려졌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당시 고문의 끔찍한 상황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한 그림은 공안 한 명이 류씨의 머리채를 잡아 얼굴을 위로 향하게 하고 다른 공안은 병에 든 커피를 콧속으로 들이붓는 모습을 묘사했다.

 

또 다른 그림에는 양 손목이 묶인 채 천장에 매달려 있는 류씨와 전기충격기로 그의 옆구리를 찌르는 공안의 모습이 담겼다.

억울하게 사형판결을 받은 뒤 류씨는 직업을 잃은 것은 물론 가정도 풍비박산이 났다. 당시 사건으로 한달 간 구금됐던 부인은 아직도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20대 세 아들은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았다고 류씨는 호소했다.

류씨는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공안이 신문할 때 어떻게 고문을 이용하는지 널리 알리고 싶었다"며 "그때 받은 고문 때문에 머리가 세고 청력이 나빠졌으며 허리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등 온몸이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문그림 공개로 경찰의 보복이 있더라도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이미 수십 번 죽었던 사람이다. 진실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