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活文化/좋은 글

산사(山寺)에 피는 봄

바람아님 2013. 4. 17. 10:54

 

 

 

 

 

 

산사(山寺)에 피는 봄 / 虗天 주응규

 

 

우주 안 온갖 번민 안고
강줄기 산모롱이 돌아
태곳적 침묵을 간직한
고즈넉한 천 년 고찰
법당에 공양하옵고
산사(山寺) 처마 끝
풍경이 우니는 소리는
정적을 잠 깨워 새날을 밝히도다

 

 

한 배 한 배에 빌고 비는
백팔 배에 담은 숭고한 뜻은
겹겹 쌓인 세속의 번뇌
말끔히 들부셔내고
삼매경에서 우러나오는
장중한 염불 소리와 목탁소리

 

 

어둠의 장막을 걷어내고
화창한 햇볕 쏟아 놓으니
산천초목마다 꽃피고
새싹 움 돋는 것은
중생(衆生)을 일깨워
탄생과 소멸의 심오한
진리를 설파하려는 까닭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