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2.06 양지호 기자)
['코리안 쿨' 제3 한류 뜬다] [1] '코리안 쿨' 저자 유니 홍
북한 전체주의 정권 상대로 승리하는 한국의 모습 인상적
국가가 쿨하다는 평가받으면 그들의 모든것 마법처럼 보여
유니 홍(43·사진)은 '코리안 쿨'이란 단어를 만들어낸 재미 교포 저널리스트다.
그가 쓴 '코리안 쿨: 세계를 사로잡은 대중문화 강국 코리아 탄생기'가 이코노미스트·가디언 등
주요 매체의 서평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뉴욕에 사는 그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한류(Korean Wave)가 아니라 왜 '코리안 쿨(Korean Cool)'인가?
"파도(wave)는 일시적인 반면 쿨은 지속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쿨한 사람을 모방하고, 따라 하고 싶어 한다.
어떤 사람, 물건, 국가가 쿨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면 그들이 하는 모든 게 마법처럼 보인다."
-한류를 국가 브랜드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
"20세기에는 미국이 가장 쿨한 국가였다. 그래서 '미제'는 언제나 고객의 지갑을 열 수 있는 키워드였다.
세계는 캐딜락과 말보로와 리바이스를 갈구했다.
지금은 한국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가 브랜드 전략의 일환으로 '쿨함'을 만들어내고 있는 국가다."
-툭하면 북한이 핵 위협을 하는데도 한국이 쿨하다고 여길까?
"역설적이게도 북한의 존재는 한류에 드라마틱하게 기여했다.
한반도 상황이 전 세계 언론에 자주 등장하면서 오히려 주목도가 높아졌다.
한국은 세계에 남아 있는 최후의 분단국가로, 남과 북의 극명한 대조는 신화적이기까지 하다.
선과 악, 번영한 국가와 가장 가난한 국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이 깔려 있는 나라와 인터넷이 아예 없는 나라의
대결이기도 하다.
한류가 전체주의 정권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고나 할까.
미국도 파나마의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를 상대하던 1989년 비슷한 전략을 썼다.
파나마 바티칸 대사관으로 숨어든 노리에가를 잡기 위해 대사관 앞에 스피커를 설치하고 미국 록음악을 크게 틀어댔다.
노리에가는 결국 투항했고 이 사건은 '아메리칸 쿨'의 상징이 됐다."
-한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비판도 있다.
"K팝과 K드라마의 성공은
첫째, 한국의 완벽주의와 끊임없는 노력이 낳은 높은 제작 퀄리티에 있다.
둘째, 세계가 오랫동안 미국 팝 컬처의 대체재가 될 수 있는 다른 대중문화의 등장을 기다려왔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 대중문화는 여전히 1등이지만, 더 이상 과거 같은 독점적 지위를 시장에서 누리진 못할 것이다.
인터넷이 전 세계를 연결하면서 미국 문화에 대항하는 게 가능해졌다.
한국은 그럴 준비가 돼 있는 국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