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뉴스]국민소화제 '활명수', 독립운동 자금줄이었다

SBS 2016.03.0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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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년 전 오늘, 이토 히로부미가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으로 취임했습니다. 그의 공식 취임 후 대한제국의 국권은 하나하나 넘어갔고 1910년에는 결국 나라를 빼앗겼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울화통이 치밀었던 이 시기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던 ‘생명수’가 있었습니다. 

이름이 아주 낯익은 소화제 ‘활명수’. 당시 ‘활명수’는 단순히 속을 풀어줄 뿐만 아니라 진짜 ‘생명’을 살리는 생명수였습니다. 조선 후기에는 탕약이 전부였던 시절이라, 약이라는 것을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때문에 급체만으로도 목숨을 잃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그러던 중 1897년, 민병호 선생이 최초의 국산 소화제인 ‘활명수’를 개발했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물이라는 그 뜻처럼, 활명수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렸습니다.

또한 활명수는 단순 소화제 역할뿐만 아니라, ‘나라 잃은 민족의 아픔’을 풀어주는 약이었습니다. 활명수의 판매 수익금이 곧 독립운동의 자금줄이었기 때문입니다. 1919년 3.1운동 이후, 동화당약방을 운영하며 ‘활명수’를 판매했던 민강 선생은 동화당약방을 운영하기 전부터 대동청년단을 결성하고 3.1운동에도 참여했던 독립운동가였습니다. 동화약방은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독립운동가들과 상하이 임시정부를 이어주는 연락사무소였습니다. 

하지만 민강 선생은 임시정부에 발송할 비밀문서를 목판에 새기다 일본 경찰에 발각됐고, 체포된 뒤 여러 차례 옥고를 치르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후 약방 운영이 어려워졌지만, 독립운동지원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동화약방을 다시 운영한 사람들이 독립운동가였기 때문입니다.

약이 귀한 시절, 민중의 아픈 속 뿐만 아니라 나라를 잃은 답답함까지 풀어주기 위해 노력했던 ‘활명수’. 활명수는 1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민 소화제로 사랑 받고 있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권재경 에디터, 권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