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개발계획이 시작됐던 19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자본도 기술도 없는 후진국에 불과했다. 소자본 비숙련 경공업이 산업의 주종을 이뤘다. 섬유와 가발업이 활발했고, 원목을 수입해 합판으로 가공생산 하는 목재업종이 최대 기업으로 군림하기도 했다. 노동집약적 업종이다 보니 일터의 환경은 열악했고 일도 고단했다. 1980년대 사회운동가요 <사계>의 가사처럼 당시 여공들은 ‘소금 땀 비지 땀 흐르고 또 흘러도’ 야근에 잔업 마다 않고 일하며 우리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진 셈이다.
▦ 우리나라가 글로벌 수출 강국으로 부상한 건 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책에 따라 주력산업이 중후장대형 제조업으로 도약한 덕분이다. 73년 6월 포항제철(현 포스코) 제1고로가 최초의 쇳물을 토해냈다. 그 때를 전후해 철강, 화학, 자동차, 조선 등 수출산업이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비제조업 부문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수출 진흥책이 추진되면서 삼성물산 등 종합상사가 부상해 전성기를 누렸다. 1995년까지 지속된 우리나라의 고도성장 신화는 그때 구축된 주력산업군의 강력한 성장 에너지에 힘 입은 바 크다.
▦ 하지만 근년 들어선 반도체와 통신기기 외엔 새로운 주력산업이 좀처럼 부상하지 않고 있다. 그저 기존 주력산업의 노화(老化)만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는 셈이다. 최근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13대 주력 수출제조업체 300개 중 66.3%가 기업 성장의 한계인 ‘성숙기’에 이르렀다고 답했다. ‘쇠퇴기’라고 응답한 기업도 12.2%나 됐다. 잘 나가던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의 시총 비중도 2013년 전체의 38.35%였던 게 지난 3월 현재 33.38%로 위축됐다고 한다. 서비스, 금융, 바이오, 정보기술(IT) 등 차세대 주력산업 육성이 점점 절박해지고 있다.
/장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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