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스터빌에 사는 주부 젠 벤츠는 이웃에 있는 한 집을 지날 때마다 솟아 오르는 궁금증을 떨치기 어려웠습니다. 파란색 현관문을 가진 2층 집 앞 마당에는 늘 잡초가 무성했고 가끔씩 여자 어린애들의 목소리가 창 밖으로 흘러나왔지만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아주 드물게 아이들이 뒷마당에서 노는 모습이 보였는데 아이들 엄마나 아빠 같은 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꽤 나이 먹은 남자만 가끔씩 보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한결같이 긴 머리에 긴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서부 개척시대 때나 입었을 듯한 촌스런 스타일들이었습니다.
벤츠 아줌마는 궁금증을 떨치기 어려웠던지 인터넷을 뒤졌고 그런 아이들의 옷차림이 아미쉬 마을 사람들이 입는 복장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밤이 되면 창문들은 커다란 커튼으로 가리워졌고 푸르스름한 불빛이 음악 소리와 함께 커튼 사이로 새어 나올 뿐이었습니다. “직감적으로 너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렇게 나이 많은 남성이 열 명이 넘는 여자 어린이들과 함께 살면서 밖으로 외출조차 잘 하지 않는 것이 말이죠. 좀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벤츠 아줌마는 아동 보호소에 전화했고 아동 보호소 측이 “경찰이 필요한 상황이냐?”라고 묻자 “물론이죠”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경찰이 집 내부를 들여다보고 아이들이 제대로 사는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냥 떠나지 말게 해주세요”
우연하게도 경찰은 그 집에 대해서 한번 방문 조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2년 전 집 앞 잡초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집 주인인 51살 리 카플란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어린이가 너무 많아 어찌된 것이냐고 물었고, 카플란은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집들이 리모델링 중이라서 여기서 임시 기거하고 있다고 답했던 겁니다.
또다시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그 집을 방문했습니다. 노크 소리를 듣고 카플란이 문을 열어줬고 경찰이 집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아이들 10여명이 부산스럽게 흩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집 뒷마당에 있는 닭장 속에 들어가 숨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이 집에는 6개월된 아이부터 18살 소녀까지 모두 12명의 어린이들이 있었습니다. 2년 전 방문 때 ‘아이들이 임시로 거주하는 것’이라는 설명과 달리 아이들 12명이 여전히 그 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이상하다고 느낀 경찰이 꼬치꼬치 따져 물었고 놀라운 사실을 새로 알게 됐습니다.
12명의 어린이 가운데 두 명은 18살짜리 소녀의 자녀였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9명은 소녀의 동생들이었습니다. 18살짜리 소녀의 두 딸의 아버지는 바로 이 집 주인인 51살 카플란이었고, 18살짜리 소녀의 동생들인 9명은 카플란과는 무관한 다른 부모의 아이들입니다. 참으로 복잡한 가족관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8살 소녀의 부모는 대니얼과 새빌라입니다. 아미쉬 마을에 살고 있던 이 부모는 소녀가 14살 때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기사에 나오지 않았지만 부채 문제로 곤란한 처지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이웃에 살았던 카플란이 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잖은 도움을 줬고 이에 감사한 대니얼과 새빌라는 14살 된 자기 딸을 카플란에게 선물로 줬다는 겁니다. ? 그야말로 선물이었던 것이 영어로 “gifted”로 표현돼 있습니다.
14살 어린 나이에 51살 이웃 아저씨 카플란에게 선물로 보내진 소녀는 카플란과 사이에서 두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새빌라와 그의 자녀 9명도 자기 집에 데리고 와서 살게 한 겁니다. 이제 복잡한 가족관계의 미스터리가 풀리셨을 겁니다.
경찰이 집을 조사했는데 공기 매트리스 여러 개가 있고 악기 몇 개와 히브리어로 된 책 등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홈 스쿨링 비슷하게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카플란은 가족과 함께 나들이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는데, 가뭄에 콩 나듯 마을에 나타날 때는 아이들이 모두 아미쉬 복장 비슷하게 입고 다녔다고 합니다. 이 동네 작은 점포의 직원은 이렇게 말합니다. “카플란씨는 늘 말쑥하게 차려 입고 왔어요. 반면에 소녀들은 하나같이 머리도 헝클어진 상태였고 옷이나 신발도 매우 낡았어요. 그리고 말도 잘 않더라고요. 서로 요리조리 눈치만 볼 뿐 카플란씨 뒤에 바싹 붙여서 다녔어요.”
카플란은 미성년자와 성행위 등 5가지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카플란에게 딸을 ‘선물’한 대니얼 부부도 범행 공모 등의 혐의로 수감됐습니다. 이들은 1백만 달러, 우리 돈 12억원의 보석금을 내야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12명의 아이들은 카운티의 사회 복지 단체에서 운영하는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잘 지내고 있다는데 딱 한가지를 요청하고 있다고 합니다. “집에 있는 악기를 가져다 주세요.”
(사진=CNN 캡쳐)
박병일 기자
"아미쉬 마을"이란?
'生活文化 > 세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결혼식 도중 어린 딸에게 모유수유한 신부 화제 (0) | 2016.06.27 |
---|---|
[영상] 中은행, 사내연수 점수 낮다고 직원 공개체벌 (0) | 2016.06.26 |
美여성, 턱수술 후 깨어나니 영국식 발음 술술~ (0) | 2016.06.24 |
경찰 '안동 마약양귀비 꽃길' 씨앗 최초 전달자 추적 (0) | 2016.06.23 |
여 교수가 제자인 남학생에게 프러포즈, “웬일이니?” (0) | 2016.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