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한국에 미안할 게 없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와 관련해 연일 강경한 논지를 내놓고 있는 중국 <환구시보>가 한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드 옹호론을 반박하고 나섰다.
<환구시보>는 22일 ‘한국 언론의 8가지 사드 기담괴론(기이하고 이치에 맞지 않는 황당한 이야기)을 감상하시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최근 한국의 일부 주류매체는 국내 반대 목소리를 무시하고 터무니없는 억지를 부리면서 한국 대중을 힘껏 호도한다. 그뿐 아니라 한국이 사드 배치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게 된 데 대해 중국이 책임을 지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한국 매체들이 사드를 둘러싸고, 특히 중국에 대해 어떤 생억지와 그릇된 주장을 퍼뜨리고 있는지를 보라”며 한국 사회 일각에서 사드 배치를 옹호하며 내놓는 논리를 소개하고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했다.
특히 ‘중국은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 책임을 다했는지 반성해야 한다’는 한국 일부 언론의 논평 등 관련 보도에 대해, “이는 한-미 입장에서 나오는 상투적 이야기인데, 조선(북) 핵 문제가 중국이 노력하면 해결되는 문제인가”라고 되물으며 “중국은 이미 조선과의 관계가 냉담해지는 대가를 치렀으며, 조선 핵문제에서 외교적 손실이 가장 큰 국가”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지난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 이를 ‘외교적 손실’이라고 언급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사설은 또 사드의 한반도 배치 이후 중국이 대북제재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 “중국 정부는 그런 방면(대북제재 완화)에서 어떤 신호도 낸 적이 없다. 한국이 왜 먼저 켕기어 안절부절 못 하는가?”라며 “서울은 자신이 중국의 안보이익에 손해를 끼쳤으며, 제재와 관련해 이제 막 형성된 공통인식과 논리를 혼란시켰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가?”라고 말했다. 사드가 배치되더라도 곧바로 ‘대북제재 완화’ 등의 즉자적 대응으로 나서진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 신문은 구체적으로 <조선일보>를 거명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11일 ‘사드만이 한중관계의 모든 것 아니다’라는 사설에서 1993년 한-중 수교 당시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해 대만과 단교한 사실을 거론하며, “중국은 여전히 북의 손을 잡아주며 ‘두 개의 코리아’ 정책을 유지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 사설은 이에 대해 “이렇게 상식이 결핍된 진술이 뜻밖에도 한국의 큰 신문 사설에 등장했다”며 “사설 필자는 조선(북)은 유엔 정식 회원국이며, 대만은 1971년 축출됐다는 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두 개의 중국’과 ‘두 개의 코리아’가 같은가”라고 되물었다.
이 사설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요즘 저도 무수한 비난과 저항을 받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고 한 발언까지 소개하며, “박근혜는 떳떳하다는 태도를 보였고, 이는 한국이 사드 배치를 지지하는 통일된 태도”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국에 미안할 게 없다. 한국은 미국을 도와 중국의 국가안보에 구덩이를 파고 있다”며 “한국이 만약 계속 그렇게 해야겠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국내외 소식을 전하는 글로벌 매체로 발행부수는 일평균 200만부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민일보>에 비해 좀더 대중적이고, 대외문제 등에 대해선 다소 공격적이기도 하다. <환구시보>의 ‘사드’ 관련 사설을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반응으로 볼 순 없다. 그러나 상업지로서 중국 대중들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1. 사드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으며, 중국에 해롭지 않다. → 한국은 말할 자격이 없다. 사드는 미국이 제어하는 것이며, 그 전략적 의미에 대해 중-미는 모두 잘 알고 있다.
2. 중국은 미국과 남(중국)해 문제 ‘게임’ 중이므로 사드 문제로 한국에 보복할 수 없다. → 서울(한국 정부)의 일방적인 소망인 것 같다.
3. 중국은 감히 한국에 보복할 수 없다. 그렇게 하면 한국을 미국의 품 안으로 밀어버리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 일부 한국인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호의적인 듯하다. 그들은 자신의 전략적 중요성이 중-미 같은 큰 나라들을 향해 으름장 놓기에 충분하며, 큰 나라들이 한국에 아부를 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 같다.
4. 중국은 한국에 미안해 해야 한다. 한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승전 70주년 기념열병식에 참석했다. → 일부 한국인들은 중국의 체면을 크게 세워준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이 자신의 이익을 고려해서 이렇게 했다고는 이야기하지 않는데, 이 체면만 생각하면서 설마 중국이 자기 국가안보도 다 필요없다고 할까? 한국이라면 그렇게 하겠는가?
5. 중국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야 한다. 핵 위협을 받는 한국 처지에서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 우리도 묻고 싶다. 한국은 왜 어떻게 중국이 미국의 위협을 받는다는 각도에서 생각하지 않는가? 그리고 사드는, 한국 정부도 말하듯, 수도권 방어에도 소용이 없다면서 한국에 의미가 그렇게 큰가?
6. 중국은 조선(북) 핵문제 해결에 있어 책임을 다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 이는 한-미 입장에서 나오는 상투적 이야기인데, 조선(북) 핵 문제가 중국이 노력하면 해결되는 문제인가. 중국은 이미 조선과의 관계가 냉담해지는 대가를 치렀으며, 조선 핵문제에서 외교적 손실이 가장 큰 국가이다. 한-미는 그들이 초래한 조선 핵 문제를 중국에 ‘외주’를 주고는, 중-조(북)가 서로 미워하고 조선 미사일이 중국을 조준하게 만들지 못해 못내 아쉬워한다.
7. 중국이 조선(북) 제재에서 고의적으로 길을 열어줄 수 있다. → 중국 정부는 그런 방면(대북제재 완화)에서 어떤 신호도 낸 적이 없다. 한국이 왜 먼저 켕기어 안절부절못하는가? 서울은 자신이 중국의 안보이익에 손해를 끼쳤으며, 제재와 관련해 이제 막 형성된 공통인식과 논리를 혼란시켰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가?
8. 동북아에 중·러·북 대 미·일·한의 신냉전 구도가 출현할 수 있다. → 이 자체가 냉전적 사고가 일부 한국인들의 뇌속에서 배회하면서 나온 산물이다. 문제는, 한국은 이것을 원하는가이다. 만약 원치 않는다면, 서울(한국 정부)에 미국에 붙어 그런 방향으로 힘을 쓰지 말라고 요청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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