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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호무역주의 맞서 中 영향력 더 커질듯"

바람아님 2016. 11. 17. 23:51
파낸셜뉴스 2016.11.17 17:32

글로벌시장 中중심재편 예상 TPP 무산땐 日.말레이시아 RCEP로 전환 가능성 커져
日 아베 총리, 트럼프 만나 TPP 논의 문제해결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수록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무산 시 일본, 말레이시아 등 회원국들이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무역질서가 중국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수록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남미 국가 등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미국과 TPP를 주도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미국 뉴욕에서 트럼프 당선자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 18일이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경제질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TPP를 추진했으나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기간에 탈퇴를 천명한 상태에서 이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은 TPP가 무산되면 중국이 주도하는 RCEP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RCEP가 성사되면 국내총생산(GDP) 최대 국가는 미국에서 중국으로 전환되고, 중국 주도의 세계 무역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RCEP는 지식재산권 보호와 환경규제 등으로 양질의 조건을 제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일본으로선 차선책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말레이시아의 무스타파 모하메드 국제통상산업장관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의 당선으로 TPP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며 "중국이 주도하는 RCEP 협상 타결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TPP 12개 회원국 전체 GDP의 60%를 차지하는 미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TPP는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TPP가 무산되면 우리는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 등 다른 가능한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TPP 12개 회원국 중 미국을 제외한 TPP 발효를 주장했던 페루도 RCEP 가입 협상을 벌이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현지시간)부터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페루 무역장관이 최근 기자들에게 TPP와 함께 RCEP의 동시 회원국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이 미국에 맞서 추진하는 RCEP는 한국, 일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등 16개국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가 RCEP에 참여할 경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한발 더 나아가 미국도 RCEP에 끌어들이고 시 주석이 APEC 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무역지대(FTAAP) 구축방안도 함께 제기키로 하는 등 새로운 무역질서를 써 나가고 있다.

시 주석은 APEC 회의 참석을 위해 페루를 방문하는 길에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을 방문해 마테오 렌치 총리도 만나 보호무역주의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트럼프 당선 후 이뤄진 첫 회동에서 양국의 협력 강화와 함께 보호무역주의자인 트러프 등장 이후 세계 경제질서가 어떻게 재편될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TPP가 발효되지 못하면 RCEP가 신흥시장에 중국이 발붙일 여지를 주면서 중국이 국제무역의 룰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자가 멕시코 등이 참여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해서도 재협상 방침을 밝히는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회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수출 다각화에 나서면서 남미, 아시아 등 신흥국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